서울 아파트값 바닥론 '솔솔'···전문가 "반등 전망은 '글쎄'"
서울 아파트값 바닥론 '솔솔'···전문가 "반등 전망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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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1년 만 상승 전환···올 들어 거래량도 매달 증가세
상승거래가 하락거래 역전···"국소적인 반등, 거래량 더 늘어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와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얼어붙었던 주택 매매시장에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서울 아파트값이 1년여 만에 상승 전환했고 상승 거래 비중이 하락 거래 비중을 역전하면서 서울 주택 매매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고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전문가들은 시장 반등을 점치기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 주(-0.01) 대비 상승 전환해 0.03%의 변동률을 보였다. 금리 인상, 거래 절벽 여파로 전 주까지 51주 연속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1년여 만에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졌다. 송파구(0.11%→0.26%)와 서초구(0.1%→0.13%), 강동구(0.06%→0.05%) 등이 주요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상승 거래 비중도 늘어나 하락 거래 비중을 앞질렀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상승 거래 비중은 46.1%, 하락 거래는 39.5%로, 작년 4월 이후 1년 만에 상승 거래가 하락 거래를 역전했다. 급격히 오르던 시중은행 금리가 안정되고, 가격회복 기대심리로 인해 주요지역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빠지면서 호가를 높인 매물이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도 올해 들어 매달 증가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일 기준 총 3135건으로, 3월(2981건)을 넘어섰다. 가계대출 총량규제 여파로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 시작한 2021년 8월(4065건) 후 최고치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집값 하락세가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대단지 급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국소적인 상승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여전히 금리나 물가가 높고 거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유동자금이 있는 일부 계층이 아닌 이상 대부분 소비자의 매수 여력이 회복되지 않았고 주택 시장 여러 지표들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면서 "작년 수직 하강했던 시장에서 일정 부분 거래가 이뤄지면서 급매 위주로 거래가 소폭 상승한 것에 불과해 견조한 대세 상승으로 반등할 조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기준으로 올해 1~2월 바닥권을 지났고 3~4월 들어 거래량이 점차 올라오면서 연착륙은 문제가 없지만 거래량이 장기 평균 정상기의 6000건 수준에는 턱없이 못미친다"면서 "현재 시장은 작년 조정분이나 금리 충격에 대해 소화되는 과정으로, 고가 지역이나 급매물 위주의 국소적인 반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도 "최근 급매물이 빠지면서 거래량이나 가격이 소폭 상승했는데 과거 거래량과 비교하면 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고 소폭 상승한 수준"이라고 봤다.

이들은 금리 안정 등 거시경제를 비롯한 대내외 여건이 안정화하기 전까진 시장 반등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정부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는 데다 금리 인하 이야기도 나오면서 앞으로 거래량이 더 줄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거시경제가 썩 좋지 않고 현재 거래량이 정상기와 비교해 많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본격적인 반등세로 전환 시기를 논하기 어렵고 올해 4분기나 내년쯤 시장 추이를 다시 봐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여전히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기로 접어들어야 시장 반등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가격 상승이나 하락 등 변동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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