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환율, 하루 새 8.6원 상승
美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환율, 하루 새 8.6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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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26.0원 마감···달러인덱스 104선 돌파
2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8.6원 상승하며, 4거래일 만에 132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되면서 위험회피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되며, 원화가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8.6원 오른 달러당 1326.0원에 마감했다. 이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지난 19일(1326.7원) 이후 4거래일 만에 1320원대 마감이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재료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지연에 따른 위험회피심리다. 전일(현지시간) 지출 삭감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갈등이 확산되며, 디폴트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같은날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피치는 디폴트 예상일(X-date) 전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않는다면, 현재 'AAA'인 미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으로 진단했다.

직후 시장은 디폴트에 배팅하며 위험회피심리가 부각됐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77% 하락 마감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3% 떨어졌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0.61% 하락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연준 내 의견도 엇갈렸다. 전일 공개된 5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들은 현재 경제 전망대로라면, 이번 회의 이후 추가 금리인상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의사록에서 또 다른 참석자들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정책 강화가 타당할 것 같다"고 반론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크리스토퍼 윌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보기 전까지, 6월 금리 인상 중단을 지지하지 않겠다"며 향후 3주간 데이터를 점검해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 결과 동결이 유력시 됐던 6월 FOMC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 참여자의 30.1%가 6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0.25%p)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주 초 인상 전망은 10.3%에 불과했다. 현재 시장 전망대로면 연준은 6월 금리를 동결 후, 7월 0.25%p 인상(44.8%)하게 된다.

이 같은 디폴트 리스크와 연준의 긴축 기대감에 힘입어 달러 인덱스는 104선을 돌파했다. 또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3757%로 전장 대비 1.38%나 상승했다.

반면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91달러에서 현재 1.0722달러로, 파운드·달러 환율은 1.2463달러에서 현재 1.235달러로 떨어졌다. 아시아권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140엔에 근접했으며, 달러·위안 환율은 7.07위안을 돌파하는 약세를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디폴트 예상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진영의 간극만 재확인되자, 시장은 디폴트 가능성을 점차 선반영하기 시작했다"며 "6월 FOMC 이후 금리경로가 불확실해진 것 역시 달러 강세 재료로 작용, 환율 상승 압력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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