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물가·경기둔화 우려에 3연속 금리 동결···연내 인하는 '글쎄' (2보)
'3%대' 물가·경기둔화 우려에 3연속 금리 동결···연내 인하는 '글쎄' (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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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로 동결, 시장 전망 부합···경기둔화도 영향
4%대 근원물가·공공요금 인상에 매파 기조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데다, 주요국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금리인상이 종료됐다는 평이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4월에 이은 3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10회에 걸쳐 3%포인트나 급격히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금리를 동결하면서, 사실상 금통위의 금리 인상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동결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17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9명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11명은 0.25%포인트(p) 인상을 예상했다.

동결전망의 주요 근거는 둔화된 물가상승세다. 금투협 관계자는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 종료 시그널이 확인된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오며 물가 둔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4.2%) 대비 0.5%p 줄어든 것으로, 물가상승률이 3%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이다.

앞서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6.3%)을 기점으로 둔화됐다. 특히 올해 1월(5.2%) 이후 2월(4.8%), 3월(4.2%) 연속 큰 폭의 둔화세를 보였으며, 4월 들어 3%대에 진입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치(2%)를 웃돌지만, 상승폭이 크게 꺾이면서 금리 인상 유인 역시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역시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지난 2월 전망(1.6%) 대비 0.2%p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1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시 되는 등 경기둔화 시그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 등 다수의 연준 인사가 미국 지역은행 위기 등으로 신용여건이 악화됐다며, 예상보다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발언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은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을 높일 전망이다. 4월 헤드라인 물가는 둔화됐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4% 상승했다. 이는 3개월째 보합세다.

여기에 정부가 약 6주간 미뤄 온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 서울시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확정하면서 또다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은 둔화됐지만, 핵심물가는 여전히 4% 내외다. 공공요금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압력도 여전하다"며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도 연내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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