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5.3조 늘었지만 기타대출 15.6조↓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1분기 국내 가계빚이 14조원 가량 줄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고금리 기조 속 가계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되며 카드이용액도 함께 줄어든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 잔액이 185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직전 최대 감소폭(지난해 4분기, -3조60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9조원 줄었는데, 이는 편제 이후 첫 감소세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대출은 173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01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다.
반면 기타대출은 721조6000억원으로 15조6000억원 줄었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감소에도 정책모기지 취급과 주택거래 개선 등으로 개별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반면 기타대출은 높은 대출금리와 대출규제 지속,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의 영향으로 6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90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정책모기지 양도와 신용대출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도 33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조7000억원 줄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영향이다.
반면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513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주택관련대출 증가, 정책모기지 양수, 주식관련 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이번 1분기 가계신용 감소세는 증가 규모에 비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완만한 부채 축소 과정"이라며 "2분기에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감소세가 다소 둔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11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0년 4분기(-2000억원) 이후 9개 분기 만에 감소전환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 소비 증가 등 계절요인이 소멸한 데다,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