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공들인 '신남방 정책'···우리 '맑음'-KB국민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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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고른 성장세···신한銀, 베트남법인 역할 톡톡
국민銀, KB부코핀 손실 확대···"2025년 흑자전환 목표"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최근 금융당국 수장과 국내 주요 은행 경영진들의 동남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글로벌 진출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분기 신남방 성과를 놓고 은행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요 은행들 가운데선 우리은행이 가장 선전했고, KB국민은행은 주요 동남아 법인 실적이 모두 후퇴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동남아시아 현지 법인들 가운데 지난해 1분기 대비 가장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곳은 우리은행의 베트남우리은행이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172억원의 순손익을 기록, 지난해 1분기(71억원) 대비 실적이 142.3% 증가했다. 또다른 동남아시아 법인인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도 같은 기간 2.7% 증가한 190억원의 순손익을 달성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경우 1분기 131억원의 순손익을 기록, 전년 동기(152억원)보다 13.8% 감소했지만 다른 은행들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손익 감소세와 비교하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란 분석이다.

우리은행 측은 진출지역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왔던 것이 이번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동남아 국가들이 가파른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캄보디아, 베트남 법인에 대한 추가 증자도 고려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현지법인들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됐는데, 그동안 현지에서 추진해왔던 영업전략들이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내 탄탄한 입지를 보유한 신한은행의 경우 현지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이 1분기 호실적을 내면서 다른 동남아 현지법인의 부진을 만회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올해 1분기 순손익은 676억원으로 전년 동기(403억원) 대비 6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전체 글로벌 손익 비중도 9.2%에서 11.4%로 확대됐다. 신한베트남은행 손익은 전체 해외 실적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은행 내 대표 글로벌 성과로 거론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우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베트남 내 1위 외국계은행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동남아 지역에서는 부진한 모습이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올해 1분기 순손익은 3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9억원)보다 43.5% 줄었고, 지난해 1분기 32억원의 순손익을 냈던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올해 1분기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은행의 경우 영업수익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손익이 감소했다. 캄보디아은행의 경우 조달비용이 오르면서 순이자 마진율이 하락한 탓에 실적이 부진했는데, 향후 조달비용 효율화를 통해 NIM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PT BANK KEB HANA)은 1분기 115억원의 순손익을 기록, 전년 동기(76억원)대비 51.3%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반면,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법 손익이 1분기 2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38억원) 대비 57.7% 감소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베트남 국영상업은행 BIDV에 1조원을 투자, 지분 15%를 인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동남아시아 해외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이 올해 1분기 3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1분기(89억원 순손실)보다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핵심 글로벌 법인으로 꼽히는 캄보디아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도 같은 기간 손익이 22.2% 줄었다. 이에 따른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의 1분기 순손익은 462억원이다. 이번 부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데다 연체율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측은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대해 오는 2025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부실자산 털어내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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