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알뜰폰 앞세워 출혈경쟁···'0원 요금제' 쏟아져
통신3사, 알뜰폰 앞세워 출혈경쟁···'0원 요금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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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계 "통신3사 보조금 의존도 높아질 수도···질적 성장 어려워"
통신사들 "보조금 지급,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 차원" 주장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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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알뜰폰 업계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출혈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17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Hub)'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기준 국내 알뜰폰 업계의 '무약정 0원 요금제'는 총 97개에 달했다. 지난달 0원 요금제가 약 20여 개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열흘 새 5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0원 요금제는 상품에 따라 6~12개월간 무료로 제공되며, 해당 기간이 종료되면 약 2만~4만원의 요금을 부과한다.

지난 13일에는 도매대가 이하의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기로 약속한 토스모바일까지 0원 요금제 대열에 합류하는 등 출혈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알뜰폰 업계는 이처럼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배경이 통신 3사의 보조금에 있다고 설명했다. 망을 빌려주는 대가로 통신사가 알뜰폰 가입 건당 약 2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를 요금제에 반영해 저가 요금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가입자 모집 출혈 경쟁을 자제해오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시장 성장에 따라 각사 소속 알뜰폰 업체들을 앞세워 대리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각사 이동통신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업체의 가입자가 늘어나도 각사 이동통신 가입자가 증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여러 중소 알뜰폰 업체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며 시장이 커질 수 있지만, 출혈 경쟁이 지속될 경우 통신 3사의 인센티브에만 의존하는 업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금융권(KB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 이같은 이동통신사 보조금 없이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알뜰폰 시장이 단순히 저가 요금제에서 경쟁력을 찾는 게 아니라 질적인 성장까지 같이 이뤄지기 위해선 지나친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업계는 망 대여와 관련한 보조금 지원이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변화하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알뜰폰 사업자들 입장에서도 대형 업체 사이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우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같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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