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중고차 시장, 하반기 대기업 잇단 진출에 지각변동 오나
30조 중고차 시장, 하반기 대기업 잇단 진출에 지각변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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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중고차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하반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도 지난달 중고차 사업 계획을 밝혔다. 또 수입차 브랜드인 한국토요타자동차도 중고차 사업을 공식화했다. 

소비자들은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를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분위기이지만, 중소 중고차 매매 업체들은 대기업들이 들어오면 중소 사업자들은 고사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매매 업체들의 높은 매출과 소상공인 비중이 낮다는 이유로 중고차 매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을 법적으로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연간 거래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만 연 250만대에 달해 연 170만대 수준인 신차 판매 시장보다 더 규모가 크다. 

국내 자동차 대기업들은 출고기간 5년, 주행 거리 10만km 이내 정밀진단을 거친 인증 중고차로 신뢰도를 높여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중고차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내수 신차 시장을 더이상 늘리기가 어려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월 각각 경기도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서 자동차 매매업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을 추가했다.

KG모빌리티도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와 정비 조직 체계 등 사업 준비를 마친 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에 나선다. KG모빌리티 역시 5년·10만㎞ 이내의 자사 차량을 매입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쳐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를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 지난해부터 계속 반발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을 다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대기업의 진출은 중소 업체들에게 오히려 신뢰도 회복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 유럽의 경우 중고차 시장이 완성차 시장의 2배인 데 비해 국내는 1.3배 정도에 그치는데, 대기업 진출은 오히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를 더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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