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 중간요금제 냈지만···'무늬만' 비판
이통3사, 5G 중간요금제 냈지만···'무늬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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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SKT·LG유플러스 이어 신규 5G 중간요금제 출시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비싼 정액요금 그대로···이통 3사의 명백한 담합 행위"
이동통신 3사(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를 포함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중간 요금제 상품을 선보였으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당 단가가 높아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T는 지난 25일 정부의 중간요금제 확대 요구에 따라 새로운 맞춤형 5G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약관 신고했다.

KT가 이번 출시하는 5G 요금제는 △50GB~90GB 구간 5G 중간요금제(3종) △만29세이하 전용 'Y덤' 혜택(15종) △만65세/75세/80세 이상 연령대별 선택 가능한 시니어요금제(4종) △온라인 다이렉트요금제(5종)다.

오는 6월 2일에는 지난해 8월 출시된 5G 중간요금제(월 6만1000원/30GB)에 이어 △심플 50GB(월 6만3000원) △심플 70GB(월 6만5000원) △심플 90GB(월 6만7000원) 3종을 선보인다.

또 같은 날 만 29세 이하 고객을 위해 데이터 제공량을 2배 늘린 'Y덤' 요금제가 출시되며, 오는 5월 12일에는 시니어 고객 전용 요금제(월 4만4000원/10GB)도 제공한다.

이처럼 KT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여전히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당 단가가 비싸 유인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번 신설된 중간요금제 중 가장 고가에 해당하는 '심플 90GB'의 경우 데이터 1GB당 단가가 약 744원인 반면, 가장 저가인 '심플 50GB'의 단가는 1GB당 1260원에 이른다. 두 요금제의 가격 차이가 월 4000원에 그침에도 데이터 제공량은 2배에 가까운 셈이다.

앞서 5G 중간 요금제를 출시한 SKT와 LG유플러스 역시 5G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단가가 고가 요금제에 비해 크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KT의 신규 중간요금제 중 가장 저가에 해당하는 '베이직플러스13(월 6만2000원/37GB)의 1GB당 데이터 단가는 1676원으로, 가장 고가인 '베이직플러스75(월 6만8000원/99GB)'의 687원에 비해 2.4배 비싸다. 

LG유플러스 역시 신규 요금제 중 최저가인 '5G 데이터 에센셜(월 6만3000원/50GB)'의 1GB당 데이터 단가(1260원)가 최고가인 '5G 데이터 스탠다드 레귤러(월 7만원/125GB)의 단가(560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이동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 출시 시기마다 이러한 지적을 받아온 만큼, 사실상 담합 행위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CUCS)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각각 4종씩 출시했으나, 비싼 정액요금은 그대로 둔 채 일부 데이터양만 조정해 기존 요금제와 별 차이가 없는 무늬만 중간요금제에 그쳤다"며 "이는 명백한 이통 3사의 담합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통 3사가 이번 출시한 중간요금제는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며 "소비자의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이 담합행위로 내놓은 일방적 중간요금제는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앞서 SKT가 특정 연령의 소비자에 혜택을 집중해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편성 원칙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는데, LG유플러스에 이어 KT 역시 동일한 형태의 요금제를 들고 왔다"며 "이동통신 3사 모두 회사의 규모와 전략이 다른 것을 감안하면, 데이터 단가를 포함해 이 정도로 유사한 요금제가 출시된 것은 일종의 담합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과 관련해 통신업계는 5G 요금제가 초기 투자비용으로 인해 데이터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으며,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일수록 비싼 단가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많이 사용할 수록 단가가 싸진다는 개념"이라며 "5G 요금제의 초기 투자비용 부담도 있어 무조건 단가를 낮추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5G 데이터 당 요금 단가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신사의 5G 중간요금제 세분화 노력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요금 단가가 높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다"며 "통신사의 투자 비용도 감안해야겠지만 5G 사용화가 된 지도 4년이 지났으니 요금제를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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