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30만 태국인 위해 인생2막 살려구요" 박성철 재한태국인협회 이사장
[피플] "30만 태국인 위해 인생2막 살려구요" 박성철 재한태국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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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남동에 협회 공간 마련
의료바우처·무료법률 상담 등 활동
"다문화 이해, 함께 사는 법 필요"
박성철 재한태국인협회 이사장 (사진=김무종 기자)
박성철 재한태국인협회 이사장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외국 고객들의 성형과 피부관리에 대한 수요가 많아 국내는 물론 해외서 관련 사업을 하다 인생2막은 국내 거주하는 태국인들을 위해 살기로 했습니다."

박성철 재한태국인협회 이사장을 최근 서울 영동시장 한 막걸리 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한태국인협회는 지난 2월 18일 한남동에 공간을 마련해 문을 열었다.

박 이사장은 국내 거주하는 태국인을 30만명으로 보고 있다. 상당 수가 불법체류자다.

거주 숫자는 당국에서 보는 숫자와 차이가 나는데,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체류자 때문으로 보인다. 주태 한국대사관의 김병철 법무영사는 PBS와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체류 태국인이 약 18만 명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 내 전체 불법체류 외국인 중 태국인이 35%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경기도 포천시 소재 돼지사육농장에서 한 태국인 노동자(67)가 죽은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숨진 태국인 근로자는 10여년간 돼지우리 한 귀퉁이에 있는 매우 열악한 환경의 숙소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사체유기 혐의로 60대 농장주 A씨를 구속기소했다.

박 이사장은 “불법체류자인 노동자의 불리한 환경을 악용해 임금체불을 당연시하고, 실제 포천에 있는 농장에서 60대 태국인 노동자 사망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는 돈사를 개조한 곳에서 노동자가 10여 년을 거주하고 있었음에도 그곳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개탄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그의 죽음을 훼손함에 이르러 우리 사회가 해외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태도가 총체적으로 담겨있는 사건”이라고도 했다.

이번 사건은 처음도 아니고 지난 2020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사망사건이 발생,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그간 한국의 케이뷰티(K뷰티)를 중국·태국·베트남 등지에 알리고 케이뷰티의 우수함을 전해왔다. 그러면서 태국인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그들의 문화와 상황, 어려움을 인지하게 됐다.

막걸리 안주에 눈길이 쏠렸지만 그의 취지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 보았다. 박 이사장은 “태국은 한국과 달리 왕이 있는 나라로 계층이 구분되고 감사하다는 인사법도 자세히 보면 상대방에 대한 제스처도 구분된다”며 한국 문화에 익숙치 않은 태국인의 고충과 의견을 대신해 줄 단체가 없음을 뒤늦게 알고 최근 재한태국인협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국내 거주 태국인들을 위해 의료바우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60개 의료기관과 제휴를 마쳤다. 박 이사장의 전공을 살린 재능기부인 셈이다.

또 △긴급24시간 무료 통역 △무료법률상담 △언어교육 △문화교류 △대사관 민원업무 대행 등도 협회 활동으로 정했다.

이밖에 태국인들이 한국에서도 자국 음식을 선호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지원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성철 이사장은 “젊은 세대들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이 낳기를 꺼려하고 노동력이 부족한 외국인들 유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에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외국인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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