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양극화 심화···국내 토종 SPA 브랜드 약진
패션업계 양극화 심화···국내 토종 SPA 브랜드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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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스파오·에잇세컨즈 등 수익성 위주 영업활동·원가절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스파오점 전경 (사진=이랜드)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가성비를 앞세운 국내 토종 스파(SPA,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외출이 늘어난데다 패션업계 지형이 해외 브랜드 명품과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 소비로 양분화되면서다. 

신성통상은 시장 침체에도 한국형 스파 브랜드 탑텐을 앞세워 사세를 키우고 있다. 2018년부터는 키즈라인 확대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밸런스라는 애슬래저 라인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6월 기준 탑텐은 명동점·광복점·동성로점 등 526개 매장(직영점 224개)을 개점했다. 

탑텐의 차별화는 초저가에 있다. 신성통상의 수출사업본부는 미국 소비경기 악화·원부자재 가격 상승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 위주의 영업활동·해외 생산기반시설의 안정화·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패션사업부문은 코로나 19 이후 합리적 가격 중심으로 가성비·상품성 향상으로 할인율 감소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냈다.

신성통상 전체적인 매출원가율은 △2019년(62.3%) △2020년(60.6%) △2021년(57.4%)로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실적 성장세도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해 사업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4658억원, 139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2.1%, 88.2% 급증했다. 제56기 사업연도(2022년 7월~2022년 12월)에는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317억원, 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10.6%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2조10억원으로 전년(1조7670억원) 대비 13.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0억원으로 전년(1000억원) 대비 80%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브랜드 에잇세컨즈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30% 이상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3월 누적 기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3고 현상에 따라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에잇세컨즈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와 구매 행동이 높아지고 있다"며 "젊은 층의 고객들이 현명한 소비를 이끄는 동시에 파편화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차원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의 패션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이랜드월드는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이 1조5206억원으로 전년(1조1623억원) 대비 30.8%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702억원으로 전년(1020억원) 대비 164.8% 나 급증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1214억원으로 전년(299억원) 대비 428.1% 확대됐다. 

이 같은 이랜드월드의 가파른 실적 전환은 이랜드의 패션사업부문의 성과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미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는 전년 8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재작년 영업실적을 넘어선바 있다. 겨울철에 패딩이나 아우터 같은 제품이 많이 팔려 객단가와 이익이 오르면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가 최대 실적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스파오의 성장에 있다. 앞서 이랜드월드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의 SPA 스파오는 올해 출시 14년차다. 스파오는 2일-5일 생산 시스템으로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2일 생산은 한가지 상품을 발주·생산·매장에 입고하기까지 전 과정을 48시간 안에 끝내는 생산 기법을 도입했다.

스파오는 지난 2월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 국내 생산 오피스인 이랜드 오피스를 열었다. 이랜드 오피스에서 2일만에 생산한 제품은 스파오의 거점 매장에서 주말 간 판매에 들어간다. 이 때 히트 상품의 조짐이 보이고 고객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이랜드가 보유한 해외 생산 기지로 이어 붙인다. 해외 생산 프로세스도 5일이면 기획부터 매장 진열까지 완성되는 빠른 구조다.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50% 수준이었던 봄·여름 정판율이 80% 가까이 달하며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스파오·뉴발란스 외에도 미쏘·로엠 등 여성복 브랜드와 후아유 등 캐주얼 브랜드이 고르게 실적이 상승한 것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이유"라며 "해외와 국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생산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획하는 트렌드 적중력이 높아져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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