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배구조 정조준에도···5대 금융 사외이사 75% 연임
당국 지배구조 정조준에도···5대 금융 사외이사 75%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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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총서 임기만료 앞둔 28명 중 21명 연임
KB, '기업금융' 전문가 선임···하나, 이사회 다양화
우리, 'M&A' 포석 쌓아···농협, 정부 '연결고리' 강화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지주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이사회를 놓고 금융당국이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이사회 진용을 모두 갖췄다. 신임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각 그룹이 강화하고자 하는 '포트폴리오'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의 정기 주주총회가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종료된 가운데 5대 금융에서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총 9명이다.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28명 가운데서는 21명(75%)이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에서는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전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등 3인을 신임 사외이사로 맞았다. 하나금융은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등 2인이, 우리금융은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2인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농협금융에선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해외금융협력지원센터장 등 2인이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신한금융은 이사회 규모를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하면서 신규 사외이사는 선임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KB금융에서는 재무 전문가인 선우석호 금융연구원 위원과 감사·내부통제 전문가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법률·소비자보호 전문가 정구환 법무법인 남부제일 공동대표 변호사 등 3인이 이사회를 떠났다. 뒤를 이어 회계 전문가 조화준 상근감사, 소비자보호 전문가 여정성 교수, 법률·기업금융 전문가 김성용 교수가 빈 자리를 채웠다. 이 중 김성용 신임 사외이사는 도산법, 기업금융, 인수합병 등 기업 관련 법률에 능통한 인사로 기업금융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금융권 추세에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금융·IT 관련 법 및 제도에 정통한 백태승 한꿈 학교 이사장(전 연세대 법대 교수)과 금융·IT 전문가 권숙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사외이사 임기를 마쳤다. 뒤를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인 원숙연 교수와 재무 전문가 이준서 교수를 새롭게 합류시켰다. 특히,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 법률 전문가들이 이사회에 다수 포진해 있었는데, 이번 사외이사 2인 교체를 통해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경우 신임 사외이사로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과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선임했는데, 향후 그룹 인수합병(M&A)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 대표는 벤처캐피탈, IB 전문가로서 지난달 23일 우리금융이 품은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새출발을 지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윤 전 부사장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계획을 뒷받침할 인물이다.

농협금융에선 사임한 송인창·이순호 이사의 후임으로 글로벌 경제·금융전문가인 이종화 교수, 이윤석 센터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글로벌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다는 평가다. 특히, 신임 사외이사 2명은 대통령실, 정부 부처 등에서 다수 업력을 쌓았는데, 정부와 연결고리를 강화하려는 농협의 의중이 영향을 줬다는 시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관계가 깊은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농협중앙회 쪽에서 정부와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원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이번 사외이사 선임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일본계인 박안순 대성상사 회장과 글로벌·IB분야 전문가 허용학 퍼스트브릿지스트래티지(First Bridge Strategy) 대표가 퇴임하면서 이사회 규모가 기존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됐다. 신임 사외이사는 선임하지 않았으며 9명 중 임기가 만료되는 8명의 사외이사를 주총에서 모두 재선임했다. 신한금융은 이미 이사회 구성을 다양하게 꾸린 만큼 추가 이사 선임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한금융은 이사회는 법률, 회계, 경제·금융, IT, ESG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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