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이승헌 "美은행위기 같은 금융 불안 배제못해···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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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금융당국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
"국내 금융시장 안정···잠재리스크 관리 철저"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해 높은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 국내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평가하면서도, 금융 취약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확산되지 않게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도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관련해 여전히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및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같은 날 새벽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관계기관이 함께 점검했다. 아울러 최근 SVB 사태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면밀히 살펴보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번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7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06년 6월~2007년 9월(5~5.25%)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SVB 확산된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업급했다. 연준은 성명문을 통해 "미 은행시스템은 견조하다"며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해 추가 인상 필요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은행시스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필요시 모든 조치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며 "연내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도 높게 발언했다.

그 결과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23%포인트 하락했으며, 달러인덱스는 0.6%가량 하락했다. 또한 연준의 '피벗(정책기조 선회)'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뉴욕증시 3대지수는 전장 대비 1.6%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회의에서 추 부총리는 "SVB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불안은 미 정책당국의 예금자 보호 및 유동성 지원 조치, UBS 은행의 크레딧스위스 은행 인수 등 신속한 대응으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라며 "우리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한계기업·취약부동산 사업장·다중채무자 등 금융 취약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시장불안과 맞물려 현실화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금융권 스스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충분한 충당금 적립과 자본 확충 등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대응방안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한은은 24시간 관계기관 합동점검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겠다"며 "필요시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확산된 금융불안감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관련해 여전히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부총재는 "SVB 사태 이후 금융불안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상황 전개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변화 등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1~22일(현지시간) 개최된 3월 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7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시장예상과 부합하며, 2006년 6월~2007년 9월(5~5.25%)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반면 점도표(Dot-plot) 중간값은 5.1% 수준으로 유지하며, 시장 전망(5.3%)을 하회했다. 또한 연준의 정책결정문에서 '지속적 인상(ongoing increase)'이라는 문구가, '추가적 정책긴축(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으로 대체됐다. 또한 SVB 사태가 가계·기업의 신용여건을 긴축시킬 것이라는 평가가 추가됐다.

해당 결정은 시장에서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됐다. 직후 미국채 금리가 2년물은 0.23%포인트, 10년물은 0.18%포인트씩 하락했다. 또한 미 달러인덱스는 0.7%나 절하됐다.

다만 의결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강조됐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장기목표치(2%)로 낮추기 위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하면서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정면 부정했다.

이 부총재는 "이번 결정은 금융불안 상황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연준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외여건의 변화와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적극적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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