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을 즉시 지급하는 '소액생계비대출' 사전 예약 첫날 신청자가 폭주하자, 금융 당국이 예약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주 단위로 진행했던 예약 방식을 4주 단위로 변경한다고 22일 밝혔다. 기존에는 매주 수~금요일에 차주 월~금요일 현장 상담을 받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대출 희망자는 오는 3월23~24일에는 3월27일~4월21일 중 원하는 상담 일정을 예약할 수 있다. 또 다음 신청일인 3월29~31일엔 돌아오는 4주간인 4월3~28일 중 상담 일정을 예약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대출 신청 접수를 위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대출상담 인력을 3배 수준으로 대폭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자 수가 많아 예약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15.9%이지만, 이자를 성실히 납부하거나 교육 이수 시 최저 9.4%까지 내려간다.
일각에선 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상담신청 예약이 시작된 이날 오전 9시부터 예약 신청자가 몰리더니 오후 4시경 다음 주 상담 예약 일정이 모두 마감됐다. 많은 이들이 몰린 탓에 대출 실행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는 한동안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선인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불법 사금융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수요가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운영 현황을 봐가며 필요 시 보완 방안을 적극 강구·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진과 운영 상황을 봐가며 추가 재원 마련도 관계기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선 높은 금리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만약 더 낮은 금리로 소액생계비대출을 지원할 경우 이용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서민들이 자금조달 시 부담하는 이자금액과의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 과장은 "소액생계비대출은 기존의 정책금융 상품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면서 "금리는 제2금융권, 기존 정책금융 금리 수준과 관련해 형평성 등을 모두 충분히 고려해 책정됐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