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 인니 자회사 '부코핀은행' 적자 지속···흑자전환 언제?
KB국민銀 인니 자회사 '부코핀은행' 적자 지속···흑자전환 언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8021억원 순손실···전년比 2.9배 확대
총자산 6.5조·총부채 6.6조···1.8조 유증 추진
건전성·수익성 개선···굿뱅크 전환 '희소식'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국민은행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었던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이 적자행진으로 그룹 내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현지 영업기반을 공고히 해 부코핀은행의 부실자산을 빠르게 털어내고 신흥국 시장 안착에 성공하려는 전략이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부실규모가 확대되며 실적 턴어라운드 계획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80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순손실 2725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2.9배 확대됐다.

KB부코핀은행의 적자폭은 국민은행이 지분 인수를 추진한 직후부터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 지분 67%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2020년 부코핀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434억원이었다. 이후 손실 규모는 2021년 2725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엔 8021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손실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은 KB부코핀은행 대출 부실화 등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부실채권(NPL)을 대거 털어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이 지난해 말 KB부코핀은행에 적립한 충당금은 약 5700억원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5조4000억루피아(약 4617억원) 규모의 부실 우려 대출채권을 매각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체질 개선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차례에 걸쳐 총 1조7979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부코핀은행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적자 규모가 꾸준히 확대, 결국 지난해 말 총부채(6조6612억원)가 총자산(6조5332억원)보다 많은 부실 상태에 빠지면서 국민은행이 애초 부실자산이 많은 부코핀은행을 무리하게 인수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KB부코핀은행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280억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을 계속 투입했음에도 적자가 대폭 확대됐다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건데, 이미 적자를 내던 KB부코핀은행의 지분을 무리하게 늘린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보유한 지분 67%에 대해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더 많은 경우라 KB부코핀은행 자체가 자본잠식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며 "인수 당시 부실은행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다른 은행과 차별화 차원에서 애초 중대형 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상화가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체질개선 노력에 맞춰 건전성 지표인 NPL비율과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된 점은 굿뱅크로의 전환에 진척이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KB부코핀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NPL비율은 8.75%로 전년 동기(10.66%) 대비 1.91%p(포인트) 개선됐다. NIM도 1.4%로 2021년 말 0.95%보다 확대됐다.

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에 대한 장기적 시각의 3단계 '마스터플랜'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올해 잔여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우량자산을 집중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은행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차세대은행시스템(NGBS) 도입에 집중한다.

2단계(2024~2025년) 플랜에는 디지털플랫폼을 바탕으로 우량한 개인대출 및 특화 중소·중견기업 대출을 선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주택모기지, 자동차 할부금융, 급여이체 대출, 공급망금융 확대 등을 추진한다. 이후 2026년부터는 사업 전반에 걸친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 KB금융 계열사 서비스가 결합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규모의 인구 규모와 탄탄한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미래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흑자 전환은 2025년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고, 그룹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기여는 2026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