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위크'···'CEO·사외이사 선임'에 이목 집중
금융지주 '주총 위크'···'CEO·사외이사 선임'에 이목 집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SS-국민연금, 신한금융 회장 선임 두고 '찬반'
'거수기' 사외이사 72% 연임···당국 반응 주목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각 사)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번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잇따라 개최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대수술을 예고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도 지배구조 핵심 사안인 최고경영자(CEO) 임명과 사외이사 선임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3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24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 중 이달 주총을 통해 신임 CEO를 선임하는 곳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내정자를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 상태다. 지난 3년여간 신한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진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8일 차기 신한금융 회장으로 내정됐다. 애초 업권에서는 진 내정자의 회장 선임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진 내정자가 리딩뱅크 신한은행을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사외이사 만장일치로 회장 후보로 추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금융 지분 7.96%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6일 진 내정자에 대한 회장 선임 반대 의견을 내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국민연금은 진 내정자뿐 아니라 성재호·이윤재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기업가치 훼손 및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으나 지난 2019년 7월 발생한 라임펀드 손실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성재호·이윤재 이사는 2019년 3월부터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맡아왔는데, 국민연금이 반대의견을 내지 않은 다른 사외이사들은 모두 라임사태 이후인 2020년 이후 선임됐다. 진 내정자는 2019년 3월부터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다만, 진 내정자가 일본계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데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가 최근 진 내정자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회장 선임까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63%에 달하는데, ISS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가운데, ISS가 신한금융 현 사외이사 8명에 대한 재선임 안건에는 반대 입장을 제시하면서 주총 표 대결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ISS 측은 "조용병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이사회가 첫 기소와 1심 유죄판결 당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관치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선임 여부는 오는 24일 결정된다. 임 내정자의 경우 주총을 거치지 않아 공식적으론 취임 전이지만 이미 인사·조직개편 등에 개입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관치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우리금융을 쇄신해야 한다는 그룹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순조롭게 회장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ISS도 임 내정자의 회장 선임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거수기' 역할에 그친단 비판을 받아온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재선임 여부도 이번 주총의 관전포인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친(親) CEO 성향인 금융지주사 이사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상황에서 기존 사외이사의 72%(25명 중 18명)가 재추천돼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KB금융은 이사 후보에 오른 6명 중 3명이, 신한금융은 8명 전원이, 하나금융은 8명 중 6명이 재추천됐다.

대규모 펀드손실 사태를 계기로 금융지주 이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럼에도 금융지주 CEO들이 각종 법률리스크에 휘말리는 동안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이사회가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직무를 다시 이어가는 데 대한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ISS는 하나금융 및 우리금융 사외이사 연임 안건을 반대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기존 사외이사들이 CEO 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 이사진에 대해선 함영주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중징계를 받아 법률적 우려를 지녔음에도 계속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는데 찬성했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금융 사외이사 연임 후보인 정찬형 후보에 대해선 "손태승 회장의 법적 우려를 알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시간이 있었지만 이사회 구성원으로 있는 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DLF·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