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①] 한은 "1월 장단기금리 역전···과도한 시장 반응 영향"
[통화신용보고서①] 한은 "1월 장단기금리 역전···과도한 시장 반응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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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국채-기준금리 역전···21영업일 지속, 최대 39bp까지
주원인은 글로벌 장기금리 하락···금리 기대가 크게 반영
"미 연준 통화완화 기대감 되돌림···장단기 역전 우려 과도"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초 발생한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해외요인 변화에 시장이 다소 과도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물가·경제전망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기조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미국 장기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이 금리역전현상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 1월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지난 1월 13일 한은 금통위는 국내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3일(3.369%)부터 2월 14일(3.429%)까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역전현상은 과거 2019년 미·중무역분쟁(131영업일), 2019년 브렉시트(111영업일) 등과 비교해 볼 때 역전 기간(21영업일)이 다소 짧은 편이나, 최대 역전폭이 0.39%포인트(2월 3일, 3.11%)까지 벌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았다.

통상 장기채권 금리는 단기채권 금리보다 높게 책정된다. 돈을 더 오래 빌릴수록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경기전망이 부정적일수록 자금수요가 줄고, 채권금리가 하락한다. 이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불황의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역전현상의 배경으로 한은 조사국은 △물가·성장 둔화 전망 △글로벌 장기금리 하락 △채권시장 안정 등을 지목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며 경기와 물가 둔화 전망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금리 기대가 상당폭 하락했다"며 "주요국 국채금리도 경기침체 우려와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상승 둔화) 전망 등으로 큰 폭 하락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동조화했다"고 설명했다.

채권 시장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불안했던 신용채권시장이 안정세를 보이자, 채권시장의 유동성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된 것이다.

특히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한 순기대단기금리 하락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한은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장단기금리차를 순기대단기금리와 기간프리미엄으로 분해했다. 해당 기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차는 최대 1.36%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때 순기대단기금리가 1.02%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기여율은 75%에 달했다.

반면 10년물 금리와 기준금리 격차는 같은 기간 1.44%였다. 이때 순기대단기금리는 0.82%포인트(기여율 57%) 하락했으며, 기간프리미엄은 0.61%포인트(기여율 43%)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고르게 영향을 미친 셈이다.

또한 변동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미 통화긴축 완화 기대가 27%, 물가둔화 전망이 24%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어 △미 기간프리미엄(19%) △국고채 공급(14%) △성장전망(13%) 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국내요인이 55%, 해외요인이 45%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 관계자는 "장단기금리 역전은 주요국에서도 나타난 글로벌 현상"이라며 "시장의 국내 물가·성장 전망이 주요국 금융·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은 데다, 글로벌 금리 하락 등 해외요인의 직접적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최근 기대단기금리의 하락이 크게 기여했는데, 기준금리 기대가 서베이 방식 등에 의해 파악된 기대보다 국고채 금리에 더 크게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최근 미 연준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되돌려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단기간 내 크게 역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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