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하이라이트] 차세대 ICT·AI 기술 쏟아졌다
[MWC 하이라이트] 차세대 ICT·AI 기술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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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폐막···2000개 이상 기관·업체 참가
국내 이동통신사, 차세대 ICT·AI 혁신 기술 선보여
전자기기 시장서 '중국' 제품 눈길···삼성전자는 '자신감'
통신사-넷플릭스, '망 사용료' 두고 설전···EU, 강경론에서 신중론으로
MWC 2023 현장. (사진=SKT)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의 SKT 전시관 앞에 방문객들이 몰려있다. (사진=SKT)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지난 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이번 전시는 '속도'를 주제로 △5G 가속화 △실재감 △핀테크 △오픈넷(네트워크 개방성) △모든 것의 디지털화(Digital Everything)' 5개 테마에 관한 전시를 선보였다.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2000개 이상의 기관·업체가 참가해 각종 네트워크 기술과 AI·모빌리티·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전시하고 바이어와의 교류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를 직접 관람한 방문객은 약 8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이동통신사, 차세대 ICT·AI 혁신 기술 선보여

이번 MWC 2023에서는 SK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사들이 차세대 ICT(정보통신) 기술과 인공지능(AI) 선도 기술을 적극 선보였다.

SKT는 핵심 전시장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제 3홀에 개설한 단독전시관에 나흘간 누적 방문객 수가 5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SKT와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한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의 UAM 모형 기체와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한 체험 공간은 2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에도 불구하고 방문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특히 SKT는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사진·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을 탑재한 초거대 AI 'A.(에이닷)' 등 AI 선도 기술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또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AI 기술 'VLAM(공간매핑 및 이미지·센서융합 정밀측위 기술)'을 적용한 시각장애인용 내비게이션 'G-EYE 플러스' △AI 기반 위치분석 플랫폼 'LITMUS(리트머스)'가 각각 '접근성·포용성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와 '도시를 위한 최고의 모바일 혁신 사례'를 수상하기도 했다.

박규현 SKT 디지털커뮤니케이션 담당은 "관람객들이 AI 혁신이 몰고올 새로운 세상을 생생하게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며 "글로벌 세계 유력 기업과 대표 AI 테크 기업 경영진들도 직접 부스를 돌아보며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인기였다"고 설명했다.

KT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과 함께 오는 2024년 전세계 표준으로 완성되는 차세대 Wi-Fi(와이파이) 기술을 자랑했다. KT는 'Wi-Fi 7'을 적용한 공유기 '기가 와이파이 프리미엄 7(GiGa Wi-Fi Premium 7'과 인텔의 향후 Wi-Fi 솔루션을 탑재한 노트북을 전시했다.

Wi-Fi 7은 최대 11.5Gbps(공유기 안테나 4개 기준 이론치) 속도를 제공해 △8K·16K 등 높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고품질 동영상 △대용량 P2P 서비스 원격 회의 △AR·VR 서비스 등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여러 Wi-Fi 주파수를 한꺼번에 병합해 다양한 Wi-Fi 환경에서 안정적인 데이터 전달이 가능하다.

AI 기술을 활용한 'KT 로봇 메이커스' 플랫폼과 자율주행 배송로봇도 새롭게 공개했다.

이번 플랫폼은 서로 다른 기종의 로봇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주문·결제 애플리케이션 △출입문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등 로봇 사용에 필요한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로봇 통합 관제 플랫폼이다.

자율주행 배송로봇은 최초로 배송로봇에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KT는 적재한 내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제어 가능해 배송 기간 식품의 신선함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율모 KT 홍보실장(전무)은 "MWC 2023에서 KT의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을 둔 혁신 DX 기술과 서비스들을 선보여 글로벌 무대에 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KT의 경쟁력을 각인시켰다"며 "앞으로도 KT는 타 산업의 DX(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행사에서 직접 단독전시관을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실무 인원들이 참석해 '오픈랜'과 관련한 각 글로벌 기업과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오픈랜은 기지국 등 무선 통신장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고 다른 제조사 장비 사이에 상호 연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표준 기술을 뜻한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 '노키아'와 상용망 환경에서 오픈랜 장비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공동 구축하기로 했으며 미국 IT 장비 제조사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 AI 기술을 활용해 오픈랜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MWC 2023 화웨이 전시장. (사진=화웨이 트위터 캡처)
MWC 2023 화웨이 전시장. (사진=화웨이)

◆전자기기 시장서 '중국' 제품 눈길···삼성전자는 '자신감'

이번 MWC 2023에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23'에 불참한 중국 IT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사업 진출이 막힌 미국 시장 대신 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간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내수 시장에 주력해왔으나 이번 MWC 2023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전망이다.

화웨이는 △기가버스 이니셔티브 △초자동화 가속화 △지능형 컴퓨터 및 서비스형 네트워크 △차별화된 온디맨드 경험 △ESC 5개 테마(G.U.I.D.E)로 역대 최대 규모인 9000㎡의 전시장을 준비했다. 이는 1745㎡의 삼성전자 전시장보다 약 5배 이상 넓은 크기로, 올해 MWC에 참가한 2000여개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해당 전시장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50'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폰 '메이트 Xs-2', 중저가 라인업 '노바' 시리즈 등 3개의 스마트폰 제품을 소개했다. 메이트 50은 세계 최초로 위성통신기능을 탑재했으나 5G 통신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샤오미는 독일 회사 '라이카'와 제휴해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린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3'을 공개했다. 또한 △디지털 킥보드 △휴머노이드 로봇 △간지럼을 타는 로봇 개(사이버 독) 등 로봇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이외에도 중국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플립', '갤럭시 폴드' 등을 겨냥한 듯한 폴더블폰을 대거 선보였다. 오포는 폴더플폰 '파인드 N2'와 '파인드 N 플립2' 등의 스마트폰을 전시했으며 화웨이에서 독립한 브랜드 '아너'는 '갤럭시Z폴드'보다 고가의 제품인 '아너매직 Vs'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너매직 Vs의 출고가는 512GB 기준 1599유로(약 223만 원)다.

중국 폴더블폰 제품의 선전에 삼성전자는 긴장감은 커녕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최원준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피란 그라 비아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경쟁사들이 폴더블폰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시장이 커지고, 그럴수록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플립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경험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 행사에서 'OLED를 통한 초연결'을 주제로 최근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 노트북 콘셉트의 '플렉스 노트' △S자, G자 등 3단으로 접히는 멀티 폴더블 제품 '플렉스S' ▲화면을 한 방향으로 확장 가능한 '플렉스 슬라이더블 솔로'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 (사진=넷플릭스)

◆통신사-넷플릭스, '망 사용료' 두고 설전···EU, 강경론에서 신중론으로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논의도 이번 MWC 2023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통신사들은 유튜브·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작·플랫폼 기업들이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통신 망 구축·운영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넷플릭스 등 플랫폼 기업들은 통신사에 대한 세금이 콘텐츠 투자 촉진을 저해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GSMA 이사회 의장이자 스페인의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최고경영자(CEO)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 팔레트 로페즈는 MWC 개막 첫날 연설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세상은 모든 플레이어가 공평하게 기여해야 한다"며 망 사용료 부과를 주장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의 CEO 크리스텔 하이데만 역시 "인터넷 사용으로 이익을 얻는 빅테크가 인프라에 필요한 투자를 충당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촉구한다"며 "네트워크 투자와 비용 절감, 저렴한 요금을 모두 충족시켜야만 하는 현재 상황은 통신사에게 지속 불가능하다"며 빅테크의 통신망 무임승차를 비판했다.

통신사들의 이러한 주장에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개막 둘째 날 기조연설 자리를 빌려 "망 사용료라는 이중 과금 움직임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 감소, 창작 커뮤니티의 발전 저하로 이어져 고가의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킴과 동시에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렉 CEO는 "브로드밴드 소비자에 더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 역시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것은 ISP(네트워크 사업자)가 동일한 인프라에 대해 비용을 두 번 청구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ISP의 이러한 요구가 소비자들을 위한 더 낮은 가격, 혹은 더 좋은 인프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간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유럽연합(EU)은 이러한 논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개막 첫날 기조연설에서 "통신 인프라에 드는 막대한 투자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네트워크 제공자와 트래픽 공급자 사이에 이분법적인 선택은 아니다"고 발언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이러한 대치 상황에 국내 역시 이렇다할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글로벌 콘텐츠 제공 업체들에게 망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은 여야를 포함해 총 7건 발의됐지만 모두 계류 중인 상황이다.

MWC를 찾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국내 망 사용료 법제화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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