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업 혁신과 M&A
[전문가 기고] 기업 혁신과 M&A
  • 오창걸 서현회계법인 M&A 리더
  • cgoh@shcgr.kr
  • 승인 2023.03.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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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걸 서현회계법인 M&A 리더

최근 경제 지표나 동향 뉴스를 보면 기업들이 점점 어려운 환경에 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업무를 하고 있어서인지 회사의 CEO나 회장님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최근 들어 부쩍 공통된 몇 가지 고민 내지 질문을 받게 됐다.

첫째는 이자율 등 제반 여건 악화로 기존 주력 사업 혁신과 구조개편을 통한 불확실성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둘째는 그룹 혁신을 위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싶은데 어떤 분야에 진출하거나 M&A하는 것이 좋을지 그 대상에 대한 질문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2차 전지, 반도체 및 장비, ESG분야를 추천하는데 본인들에게 어떤 분야가 적절할지 추천해 달라는 내용이다. 셋째는 신규사업이나 기업 M&A를 진행한다면 언제해야 하는지 그 적절한 시기에 대한 이슈였다. 

먼저 기업들의 기존 사업 혁신과 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사업 효율화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추천한다. 이는 수년 전부터 활용된 방안이긴 하나 과거와 그 목적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지배구조개선이나 증여를 위해 분할을 했다면, 현재는 기존 사업 혁신과 신규사업 진출, 확대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를 보면 2022년도에 코스닥 포함한 상장사 중 본체에 대한 분할을 시도한 회사가 53개 회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물적 분할이 41개사, 인적 분할이 12개사였다. 그러나 바람직한 분할 목표에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이 분할로 인해 자본시장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거나 분할 자체를 취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주요 분할이 소액주주 이익에 반하는 요소를 포함한 물적 분할을 시도함으로서 이후 진행된 인적 물적 분할 시도에 악영향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할은 기업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좋은 방안임에는 틀림없으므로 좀 더 세밀하고 주주친화적인 방안 제시가 필요할 것이다. 2023년도에는 좀 더 시장에 호응하고 기업목표에도 부합한 분할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신규 사업 추진이나 M&A의 적정 시기에 대한 문제다. 이는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 입장에서 기업가치(valuation)가 언제쯤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될 것인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과거 코로나 발생시 주가지수 조정은 코로나 직전 고점대비 평균주가지수가 30%정도 조정을 받았고 최근 이자율 상승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2022년 12월말 기준 직전 고점대비 45%정도 조정을 받은 것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러한 효과가 실제 M&A 시장에 6개월 전후로 반영된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2023년 하반기부터가 적절한 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시점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M&A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초부터 M&A에 관심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기업내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기업의 내부 준비는 조직개편 및 인적자원 확보, 정보 공유가 가능한 외부전문가 네트워크 확보 등을 말한다. 많은 회사들이 기회가 없어서 M&A를 하지 못하는 경우 뿐 아니라 인수 후 시너지 경영 등 내부 준비가 부족해 의사결정을 못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시도된 MBK PE의 메디텍 인수와 동시에 시너지가 있는 오스템 임플란트를 인수한 M&A사례를 보면 인수자 내부 구성원의 인적자원 질과 사고 방향, 네트워크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M&A 분야 추천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자. 이는 다수의 전문가가 추천하는 2차 전지나 ESG 분야만을 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최소 필요조건과 신규 사업분야 충분조건을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중 필요조건이라 함은 기업내부의 최소한의 조건으로 △인수 주체의 경영능력 존재여부 △잠재적 경쟁자 파악과 인수 주체의 경쟁우위 존재여부 △인수 대상기업에 대한 기업가치(인수가액)의 개념 변화다. 

특히, 인수시 인수 기업가치 개념이란 인수할 때 저렴하게 인수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인수 후 인수자의 경영능력에 따라 인수 시 기업가치가 합리적 가격이었는지 과도한 가격으로 인수했는지가 결정되는 사후 결과물이다. 즉 피인수 회사의 임직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인수자가 경영을 잘 한다면 결국 기업가치가 높아져 성공한 M&A가 된다는 개념이다. 반대로 말한다면 아무리 저가에 인수하더라도 사후 경영능력 부족은 그 인수가격이 높은가격이 돼 실패한 M&A가 된다는 뜻이다. 

이 세 가지 필요조건을 잘 설명하는 최근 사례로는 메가스터디 교육의 에스티 유니타스 인수, 한국야쿠르트의 메쉬 코리아(부릉)인수가 있다. 

신규사업의 충분조건으로는 △글로벌 경쟁우위 산업(기업) △국내외 시장의 확장성 △글로벌 열위 산업이지만 국가지원 산업이 있으며, 이 중 2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분야를 추천한다. 글로벌 열위 산업이지만 국가지원 대표 분야인 항공우주와 방산을 추천할 수 있다. 항공우주와 방산은 향후 우리나라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산업 중 하나다. 이는 지속적 국가지원이 동반될 뿐 아니라 시장확장성도 무한하다는 공통된 요소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 사례로 한국항공우주(KAI)의 M&A를 관심있게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혁신 활동이나 M&A라는 행위를 들여다보면 처음과 시작 모든 것은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직의 리더(팀장부터 CEO) 능력이 대부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옛말에 ‘사자가 이끄는 양떼가 양이 이끄는 사자떼를 이긴다’는 속담이 있다. 사자와 같이 용맹하고 지혜로운 기업 리더 분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부강한 나라로 이끌어 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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