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OLED 전성시대의 선결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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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주야장천 외쳐왔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가 도래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디스플레이를 국가첨단전략사업으로 선정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술 선점을 위해 전력질주가 가능해졌다. 

장미빛 전망에도 여전히 답보상태로 불리는 것이 있다. 바로 TV에 주로 탑재하는 '대형 OLED'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사실상 대형 OLED 사업 분야에는 따로 설비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하나다. 현재 대형 OLED는 아직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실적으로도 이 점은 확인됐다. 노트북PC, 태블릿 등 IT 기기에 주로 쓰이는 중소형 OLED를 집중적으로 양산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대형 OLED를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적자 행진 중이다. 

OLED TV 시장 1위를 하고 있는 LG전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판매한 TV는 2376만대지만, OLED TV는 약 382만대다. OLED TV는 LG전자 TV 판매량의 16%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세계 OLED TV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세계에서 판매되는 OLED TV 판매량이 600만대에 불과한 작은 규모의 시장이라는 뜻이다.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액정표시장치(LCD) TV는 판매량이 약 2억대다. 

OLED가 LCD에 비해 더 고화질에 얇은 디자인이 가능한 나은 기술임에도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물론 가격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55인치 TV용 패널 가격은 LCD가 89달러(약 11만5400원), OLED가 430달러(약 55만7410원)였다. 아직 OLED 패널이 5배 가량 더 비싸다. 중소형 OLED는 작은 만큼, 가격이 비싸져도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이 작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삼성전자가 10여 년 만에 OLED TV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는 LG전자 입장에선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OLED TV 생태계 확대라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계속 언급되고 있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OLED 동맹이 성사되면,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 하락을 만들어내 대형 OLED 디스플레이의 가격 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진단하며, 시간 차만 존재할 뿐 OLED TV도 소비자 환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다만 시간 차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기술 개발에 있을 텐데, 이를 뒤로 미루는 업계의 상황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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