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수익성 악화···건설업계, 돌파구 찾기 분주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건설업계, 돌파구 찾기 분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이 진행 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사진=현대건설)
건설이 진행 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국내 주택시장 위주로 사업을 운영한 건설사들과 해외사업에 총력을 기울인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에 건설사들은 당분간 경기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대폭 줄여 '옥석가리기'에 나서는 한편 신시장 개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 주요 건설사 5곳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국내 주택 사업 비중과 해외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주택 사업 비중이 10%대에 불과한 데다 반도체 등 국내외 하이테크부문을 강화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48.6% 증가한 875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을 포함해 카타르 태양광발전소, 베트남 화력발전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해외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주택 비중도 높지만 베트남 사업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낸 대우건설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7600억원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7.29%로, 해외 토목·플랜트 부문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이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두 건설사 모두 창사 이래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5개 건설사 중 영업이익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를 했다. DL이앤씨(-48.2%)의 하락폭이 가장 컸고 현대건설(-22.8%), GS건설(-14.1%)순으로 하락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매출은 21조2391억원으로 업계 1위였지만 영업이익은 5800억원대를 기록해 3위에 머물렀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자잿값, 인건비 등 비용 상승 탓으로 풀이된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꺾이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경색 등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대폭 낮춰잡고 공격 수주보다는 수익성이 좋은 사업장 위주의 선별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해 35조원이 넘는 신규 수주 기록을 세운 현대건설은 올해 목표치를 29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작년 17조원을 수주했으나 올해 목표는 13조8000억원이다. 대우건설 작년 신규 수주는 14조1295억원이었으나 올해 목표로 12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작년에 16조740억원을 수주한 GS건설은 올해 14조5000억원의 수주 목표를 세웠다. 

건설사들의 수주 목표는 실제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를 합산해 발표하는 것인데 그만큼 건설업계가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시장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고 미분양 우려도 커지면서 무리한 수주보다는 선별 수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주택 부문의 신시장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기술력 기반 비경쟁 사업 추진을 통해 해외 사업에 주력한다. 특히 사우디 아람코사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사업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주택부문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한편 국내외 플랜트부문에서 수주 확대에 나선다. 정유·화공 플랜트와 발전 플랜트는 물론 글로벌 탈탄소 정책에 따른 CCUS 관련 공사 수주를 추진하기로 했다. GS건설의 경우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실적을 개선하는 한편 GS이니마의 지속 성장과 폴란드 프래패브 업체인 단우드 사의 실적 호조로 작년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은 신사업부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주택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리스크 사업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장을 선별해 수주하는 등 옥석가리기에 나설 것"이라며 "동시에 차세대 원전과 중동시장 등 신시장 개척과 해외사업 강화 전략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