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실적잔치', 이자장사 '옥에 티'···신한금융 다시 왕좌에
4대 금융 '실적잔치', 이자장사 '옥에 티'···신한금융 다시 왕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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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순익 16兆 육박···신한-KB '4조'·하나-우리 '3조'
신한, 3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비은행'이 희비 갈라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금리인상 수혜를 입고 일제히 최대 실적을 써내려갔다.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제치고 3년 만에 리딩뱅크에 올라선 가운데, 두 금융지주 모두 2년 연속 4조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나란히 3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호실적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대폭 확대된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비은행과 비이자이익 부문의 실적이 저조했는데, 이를 두고 금융그룹들이 이자장사를 통해 실적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적 순이익만 16조원···'비은행'서 희비 갈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간 합산 당기순이익은 15조8506억원으로 전년(14조5429억원) 대비 9% 증가했다. 신한금융이 4조6423억원으로 3년 만에 리딩뱅크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KB금융이 4조4133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3조6257억원, 3조1693억원을 달성했다. 

금융그룹별 실적 개선세는 '비은행'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다른 금융그룹 대비 비은행 실적에서 선방한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5.5%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가 많지 않은 점이 약점이었던 우리금융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22.5% 늘면서, 약점으로 인해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폭은 각각 0.08%, 2.8%로 미미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이 선전하면서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핵심 계열사 신한카드의 순이익(6414억원)이 전년 대비 5% 줄었지만 나머지 주요 계열사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이 4636억원으로 18.4%, 신한캐피탈이 3033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주식시장 불황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은 사옥 매각이익(세전 4438억원)에 힘입어 순이익(4125억원)이 28.6% 늘었다.

반면, KB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는 전반적으로 부진을 기록했다. 순이익 5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84.8%의 개선세를 기록한 KB손해보험을 제외하고 KB증권, KB국민카드, 푸르덴셜생명 등 주요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특히, 주식시장 침체 영향으로 KB증권의 순이익(2063억원) 65.3% 감소했다.

비은행 부진은 하나금융도 마찬가지였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전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하나증권의 감소세가 75.1%로 가장 컸는데, 이에 따라 하나증권의 순이익은 2021년 5066억원에서 지난해 126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1920억원으로 23.4% 줄었고, 하나생명은 101억원으로 58.2% 감소했다. 반면, 하나캐피탈은 9.7% 증가한 2983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만 40조···이자장사 비판 불가피

이번 금융그룹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이자이익이다. 4대 금융은 지난해에만 39조6739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33조497억원) 대비 20% 증가한 규모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년 동안에만 기준금리를 2.25%p(연 1.00%→3.25%) 인상했는데, 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편승해 예대마진을 늘리면서 이자이익이 대폭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도 크게 늘었다. 실제 4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두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융그룹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이자이익은 11조3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이어 △신한금융 10조6757억원(17.9%) △하나금융 8조9198억원(19.9%) △우리금융 8조6970억원(24.5%) 등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힘입어 은행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15.6% 증가한 2조99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3조1692억원, 2조9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3%, 22.9% 늘었다.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의 비이자이익 실적이 모두 뒷걸음질치면서 금융그룹들이 이자장사에 매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이자이익 실적을 보면 △KB금융 3조6312억원(전년比 -26.1%) △신한금융 2조5315억원(-30.4%) △하나금융 1조4182억원(-20.2%) △우리금융 1조1490억원(-15.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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