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론스타가 선택할 외환은행장은 어떤 인물?
<초점>론스타가 선택할 외환은행장은 어떤 인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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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간 외환은행이 표류하고 있다. 이강원 전 은행장의 전격 사임, 집행임원의 전원 퇴임과 더불어 노조와의 마찰로 내홍을 겪고 있고 향후 경영계획과 방침도 불분명한 상태다.


▶ 6억 받고 발 빼는 이강원 행장 = 지난 해 5월 취임 이래 이강원 씨는 은행 안팎에서 조직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유는 외환은행의 독특한 조직문화 때문. 외환은행은 한국은행 출신이 많아 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하다.

이런 은행에 은행원 경험이 전혀 없고, 관료 출신도 아닌 이강원 씨가 취임했으니 조직을 장악하기 쉽지 않았음도 이해될 법하다. 이강원 씨는 외환은행장으로 오기 전 LG투자신탁운용 사장이었다. 이런 전력 때문에 실제 이강원씨가 선임되자 금융계 안팎에서는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그의 주위에는 막강한 인맥이 있었다.

외환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이강원 행장 뒤에 재경부 핵심 고위 관료가 있었다는 사실은 외환은행 사람이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이 관료는 이씨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광주서중 선배며,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는 97년 진 부총리가 기아자동차 회장일 때 계열사 사장으로 재직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게다가 이강남 전 한국은행 부총재(전 금융연수원장)가 친형이다.

그러나 이런 인맥을 가진 이강원 행장도 외환은행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수혈된 인물이 현 이달용 직무대행. 이 직대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외환·보람·하나은행을 거쳐 다시 외환은행으로 돌아온 인물. 경기고,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75년 외환은행에 입행했지만 93년 국제투자부 차장을 끝으로 KEB 맨을 사직했다. 보람은행 국제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것.

▶ 왜 이달용 직대만 남았나 = 보람은행에서 이 직대는 CFO로 이사대우까지 승진했으나 보람은행이 하나은행에 합병되면서 하나은행의 임원이 됐다. 당시 보람은행 합병추진위원회 합병사무국장을 맡았던 이 직대는 합병의 중심인물이었지만 보람은행 사람들로부터는 배신자 취급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에서 자금본부 본부장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부하직원이 일으킨 금융사고 때문에 02년 8월 퇴임했다. 그러다 3개월 뒤 실직 상태에서 외환은행 부행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이 부행장이 스카웃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외환은행에 이강원 행장 사람이 너무 부족했고, 그의 하나, 보람은행 인수합병 경험 때문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내에서는 그의 금융사고 전력을 들어 영입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결국 행내 핵심 인사의 보증을 거쳐 부행장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이강원 행장은 혹시 이달용 부행장이 선임에서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했다는 후문.

영입 이후 이 직대는 외자유치를 전담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최초 자본참여 의사를 접수했던 시점이 지난 해 10월이었고, 이 직대는 이재원 경영전략팀장 등과 함께 탁월한 솜씨로 이를 처리해 나갔다.

외자유치와 관련, 이강원 행장이 중요한 사안을 챙기기도 했지만 실무는 인수합병 과정 경험이 있는 이달용 부행장이 도맡았다. 이 과정에서 빅딜 과정의 기밀 유지 특성 때문에 주위와의 정보교류도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런 과정 끝에 지난 8월 27일 론스타와 최종계약서를 맺었고 10월 30일 론스타의 주금납입이 완료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이강원 행장이 전격 사임하며 수억원을 약속 받고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자 론스타와 협상을 담당했던 임원 중에는 이달용 직대만 남게됐다. 이 직대는 론스타 외자유치를 주도했던 핵심 인물이라 이강원 행장처럼 자리를 박찰 수도 없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 자의반 타의반 이라고나 할까 =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이강원 전 행장에 의해 영입된 이 직대가 이 전 행장을 밀어내고 행장이 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한 핵심관계자는 이와는 다른 성격의 얘기를 털어놨다. 이 직대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가깝다는 것.

이달용 직대는 어떻게 보면 사면초가다. 실질적으로 이강원 행장과 이달용 부행장이 론스타와의 협상을 주도해 왔는데 이 행장이 물러나면서 악역을 맡게 됐다. 론스타는 아마도 경력상 악역을 맡기기에는 이강원 행장보다 이달용 부행장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달용 직대체제 언제까지 = 이 같은 정황에 근거하면 결국 이달용 직대도 자리를 오래 보전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원칙에 입각하면 결국 악역을 맡은 사람은 새 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행장 선임보다 임원 선임을 선행한 다소 비정상적인 인사처리 방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달용 직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CEO가 공석인 상황에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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