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BOE, 기준금리 0.5%p 인상···"물가, 목표치보다 4~5배 높아"
ECB·BOE, 기준금리 0.5%p 인상···"물가, 목표치보다 4~5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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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2.5%→3.0%로 올려···3월도 '빅스텝'
BOE, 기준금리 4%···10회 연속 금리 인상
유럽중앙은행 (사진=픽사베이)
유럽중앙은행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속도를 유지했다. 이는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축소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비교되는 행보다.

이번 인상 결정의 근거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세로 풀이된다. 다만 유로존과 영국 내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진 만큼, 고강도 긴축을 장기간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5%에서 4%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이는 미 연준의 긴축 행보와 비교된다. 앞서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7년 9월(4.5~4.75%)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지만, 전월(0.5%포인트 인상) 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

BOE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해, 10회 연속 금리 인상이라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했다. 그 결과 1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가 0.1%에서 3.5%까지 폭등한다. 특히 지난해 11월 33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을 밟았다. 그러나 12월 들어 금리인상폭을 0.5%포인트로 낮춘데 이어 이달에도 이런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두자릿수를 기록한 물가상승률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1.1%를 기록,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11월 들어 10.7%로 크게 둔화됐으나, 12월 10.5%로 정체됐다. 목표치(2%)를 5배를 넘는 높은 상승세에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는 BOE의 향후 금리인상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을 -0.6%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부진한 성장세다.

실제 BOE 성명문에서 이전과 달리 '단호한' 등 강도 높은 표현이 사라졌다. 대신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될 때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완화적 표현으로 대체됐다.

ECB도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2.5%에서 3%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2.5%, 3.25%로 0.5%포인트씩 인상했다.

앞서 ECB도 지난해 9·10월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으나, 12월 들어 금리인상폭을 0.5%포인트로 둔화시켰다. 기준금리 인상폭을 BOE처럼 이어간 것이다.

ECB 역시 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조치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0.6%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1월 기준 8.5%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목표치(2%) 대비 4배 이상인 만큼 긴축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날 ECB는 다음 통화정책회의가 열리는 3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에 긴축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1%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성장세는 직전 연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와 선제적 방역조치 해제 영향 등에 따른 일시적 상승세란 평가다.

이에 시장은 유로존이 리오프닝 효과를 먼저 받은 만큼 올해 성장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IMF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유로존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 징후가 추가로 확인된다면, 마지막 금리인상 시점이 5월로 앞당겨지거나 2월 회의 이후 금리인상 폭이 0.25%포인트로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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