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가 둔화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현지시간 2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67p(0.08%) 오른 33,978.08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13p(0.25%) 상승한 4,070.56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9.30p(0.95%) 오른 11,621.71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만 1.8% 올랐다.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2.5%가량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번 주 4.3%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장에선 물가 둔화에 따른 피봇(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퍼졌다.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올랐다. 이는 지난 11월의 4.7% 상승보다 낮아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12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했다. 이는 15개월 만의 최소 오름폭이다. 직전월인 11월 상승률(5.5%)보다도 떨어졌다. 이같은 인플레이션의 둔화는 연준의 금리 인상 압박을 완화한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하락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9%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4.4% 대비 크게 완화되면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전달과 같았다.
기술주들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테슬라의 실적 호조로 개선됐던 분위기는 반도체 기업 인텔의 실적 악화로 다시 분위기가 반전했다. 반도체회사인 인텔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6.4% 급락했다.
반면 테슬라는 전날 11% 오른데 이어 이날도 11% 급등하며 이번주에만 33% 폭등했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테슬라 최고의 주간 상승률이다. 테슬라는 지난 25일 장 마감 후 기대치를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셰브론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으나 순이익이 기대치에 미달해 4.4% 하락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과 매출액 모두 예상치에 미달했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10.5% 급등했다.
이날 S&P500지수 내 임의소비재, 부동산, 통신, 기술 관련주가 오르고, 에너지, 헬스, 자재(소재), 필수 소비재 관련주는 하락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026%p 오르며 3.517%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한달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경제가 버텨주면서 우리는 1월 매우 강한 랠리에 막바지를 지나고 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숲에서 나오지 않았다. 다음 주에는 연준 (회의가) 있으며 그들은 이번 상승에 약간의 찬물을 끼얹고 싶어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22p(1.17%) 하락한 18.51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