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침체 수렁에 빠지나···올해 1%대 성장도 '비상' (종합)
韓 경제, 침체 수렁에 빠지나···올해 1%대 성장도 '비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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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경제성장률 2.6%···지난 4분기 역성장 여파
올해 수출 부진에 성장률 1.7% 전망도 '회의적'
반도체 부진 등 악재 겹쳐···"하반기 회복될 것"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는 내수와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는 내용을 담은 그린북 1월호를 발간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는 내수와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는 내용을 담은 그린북 1월호를 발간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6%를 기록, 목표치를 턱걸이 달성했다. 그러나 작년 4분기 2년 반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수출·소비 등의 부진으로 올해 1분기 역시 역성장 흐름이 우려되는 등 난국에 빠졌다.

설상가상 국내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부문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출부진이 이어질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이 1% 초반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경제 성장률 2.6%, 4분기 역성장 여파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2021년 성장률(4.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은의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2.6%)에 부합하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4분기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 -0.4%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2분기 각각 -1.3%, -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2020년 3분기(2.3%)부터 올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10개 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4분기 역성장의 주요 원인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떠받친 민간소비와 수출의 부진 때문이다. 4분기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수출 역시 반도체·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했다.

그 결과 4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0.2%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순수출 기여도는 지난해 2분기(-1%p), 3분기(-1.8%p)에 이어 4분기에도 0.6%포인트 감소했다.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시현한 것이다.

제조업의 부진 역시 영향을 미쳤다. 4분기 서비스업은 운수업과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건설업과 농림어업도 각각 1.9%, 1.5%씩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4.1% 감소하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분기 역성장 전망···수출 부진에 올해 더욱 '암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더욱 부정적이다. 지난해 11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2020년(-0.7%)을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최근 금리 상승, 공공요금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에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에는 1.7%로 봤다. 그러나 한달이 조금 넘은 사이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며 "올해 상반기도 수출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한국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이 336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평균 수출액도 8.8% 감소했다. 이로써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무역적자는 10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월에도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부진으로 일평균 통관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소폭 개선되고 있고, 소비자심리 지수도 상승하고 있다. 2개 분기 연속 역성장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가늠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부진에 경제전망 악화···"하반기 갈수록 회복될 것"

1%대 성장률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됐으며, 주요 기관들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같은 달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1.8%로 낮췄다.

해당 전망의 근거는 수출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등이다. 지난 17일 산업연구원의 ‘반도체 산업의 국내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9.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는 생산·투자 등 여러 측면에서 국내 경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 성장률을 0.6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은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 악화는 국내 경기의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7%에서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날 유엔 경제사회처(UN DESA)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해 2%를 제시했다. 정부 역시 적극적 재정 조기집행 의지를 피력하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4%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4분기 역성장에 대해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 일시적 요인이 겹쳤다"고 설명하며 "올해 1분기는 작년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340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간사업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규제혁신, 세제·금융지원 등을 통해 올해 경제회복의 돌파구인 수출·투자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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