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분양 한파'에···건설사, 올해 분양 계획 '골머리'
몰아치는 '분양 한파'에···건설사, 올해 분양 계획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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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 계약률 70% 추정···작년 12월~올해 1월 분양 33곳 중 1순위 마감 7곳
무순위 청약에 완판 실패 '장위자이' 선착순 돌입···"연초 분양 일정 어쩌나?"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치솟는 금리와 연이은 분양가 상승에 분양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면서 한파가 부는 가운데 올해 분양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둔촌주공마저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건설사들도 연초 분양 일정을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정당계약에서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 중 계약률이 약 70%로, 약 1400여채가 미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률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비입주자 순번을 이용한 추정치까지 나왔다. 예비 당첨자는 미계약분의 5배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근거로 추산해 당첨자의 계약률이 약 67%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7대 1의 경쟁률로, 절반에도 못미치는 계약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만큼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둔촌주공이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수혜를 받은 데다 단군 이래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뛰어난 사업성이 보장됐던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 같은 성적표를 바라보는 건설업계는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분양시장 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입주자모집 공고일 기준)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33개 단지가 일반분양에 나선 가운데 1순위 마감한 곳은 부산 '남천자이', 서울 '강동 헤리티지 자이' 등 7곳에 그쳤다. 일부 단지는 청약 신청자가 0명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과 지방 모두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미달된 단지가 쏟아졌다. 

서울 대형 브랜드 아파트 단지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선착순 계약에 돌입한 사례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날 성북구 장위뉴타운 4구역을 재개발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1330가구)가 선착순 계약 공고를 냈다. 이 단지는 일반 분양 물량의 40%가 넘는 537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으며 이달 중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도 모든 물량의 수분양자를 찾지 못하자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 또 서울 강동구 둔촌동 삼익빌라를 재건축한 '더샵 파크솔레이유'도 자체 홈페이지에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경쟁이 없어 지난 11일부터 선착순 계약에 돌입했다.

미분양 아파트 확산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5만8027가구로, 전월 대비 22.9%(1만810가구) 급증했다. 미분양이 한 달 만에 1만가구 넘게 늘어난 것은 2015년 12월(1만1788가구)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업계는 연초 분양 일정 잡기에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설 연휴 직후부터 2월 말까지 전국 공급 예정 물량은 4만283가구인데 이들 단지가 실제 분양에 나설지도 불투명하다. 당장 2월 분양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애초 지난해 9월 분양 예정이었으나 조합 내부 사정과 청약시장 위축 등 영향으로 계속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또 내달 분양 예정이라고 밝힌 인천 미추홀구 '더샵아르테', 수원 팔달구 '수원성중흥S클래스',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평택화양' 등 단지들이 분양 시점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많이 있는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조금 더 지켜보면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둔촌이나 여러 분양 성적들이 나오고 있는데 작년 말부터 올해 초 계약되는 단지들이나 분양 시장이 어떻게 가는지 등을 보면서 분양 계획 속도를 조절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물론, 매수심리도 악화하자 건설사들이 분양을 꺼려하고 있다"면서 "유동성이 어려운 건설사들은 버티고 버티다가 분양에 나서겠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건설사들은 업황이 살아날 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지난해도 공급물량 자체가 줄었는데 올해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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