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모CB 악용 엄단한다···합동대응반 운영"
금감원 "사모CB 악용 엄단한다···합동대응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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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관련 중대 사건 14건 조사···56개 종목 추가 발굴, 매매분석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부문 참여···각종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사모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자본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사모CB와 관련한 14건의 중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각종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뜻을 밝혔다.

금감원은 "사모 CB 발행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CB 인수 후 시세 조종, 허위 사실 유포 등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뒤, 주식으로 전환해 부당 이익을 획득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간 사모 CB 발행금액은 총 23조2000억원(1384건)이었다. 앞서 2013~2015년 4조6000억원(481건)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5배 급증한 규모다. 특히 2021년 중 사모 CB 발행금액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7조2000억원)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사모CB는 이사회 결의(주요사항보고서 보고사항)만으로 발행할 수 있어 증권신고서 제출이 필요한 공모 발행에 비해 용이한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여러 상장사가 연계된 불공정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등 불공정거래 수법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CB를 발행사가 회수한 후 최대주주 또는 제3자에 헐값에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교묘하게 빼돌리는 등 CB 활용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CB 불공정거래에 대한 집중 감시체계를 가동해 '에디슨EV 사건' 등 불공정거래 사건 등 16건의 CB 관련 중대사건을 신속 처리했다.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을 통한 검찰 이첩 사건이 8건, 검찰에 고발·통보한 사건은 5건, 행정조치를 한 사건은 3건이었다.

올해 1월 현재 조사 중인 14건의 CB 관련 중대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패스트트랙 제도 등을 통해 검찰에 이첩할 예정이다. 발행내역 전수점검, 언론보도·제보·이상징후 분석 등을 통해 56개의 종목을 추가로 발굴, 매매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이들 종목에 대한 분석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신속히 본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모든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CB 합동대응반'을 운영해 불공정거래, 공시위반, 불건전 영업행위 등 각종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조사국 3개 부서는 혐의점이 뚜렷하거나, 부당이득 금액이 높은 중대사건 위주로 조사에 우선 착수하고 속도감 있게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혐의자 연계 사건에 대해 조사 3개 부서가 동시에 참여하는 특별합동조사반을 운영하는 등 사건별 특성에 맞추어 조사 진행방식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기업공시국·공시심사실에선 CB 관련 '발행공시', '지분공시' 및 '주요사항보고서' 집중 심사를 진행, 위반 내역을 신속히 조치하고, 불공정거래 조사 착안사안 등을 조사국과 적극 공유하고, 회계감리1·2국은 사모CB 발행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회계처리 적정성에 나선다.

금융투자검사국의 경우 사모CB의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 등을 검사시 집중점검한다. 사모CB 활용 불공정거래 조사 결과, 불법행위 은폐·조력 혐의 등이 확인된 증권사에 대해 신속하게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아울러 사모CB 대용납입 등 관련 제도개선과 심사강화에도 나선다. CB 발행결정 주요 사항 보고서에 납입 방법을 필수 기재사항으로 추가하고, 대용납입의 경우 납입자산 상세내역 및 평가방법을 적시하도록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한다. 또, 이와 별도로 사모CB를 발행사가 만기 전 취득할 경우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CB발행결정 주요사항보고서 상 대용납입 자산의 평가방법 적정성 등을 중점 심사할 계획"이라며 "공시정보에 대한 점검 및 분석을 통해 투자자가 유의할 사항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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