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법정 싸움 BBQ-bhc, '아전인수' 해석
10년 법정 싸움 BBQ-bhc, '아전인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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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열린 다른 안건 2건 판결에 서로 "이겼다" 주장
2013년부터 법정 싸움을 벌여온 BBQ치킨(위)와 bhc치킨 로고. (사진=각 사)
2013년부터 법정 싸움을 벌여온 BBQ치킨(위)와 bhc치킨 로고.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손해배상·형사 소송으로 10년간 싸움을 이어온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와 비에이치씨(bhc)가 재판부 판결을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날 열린 서로 다른 안건 2건에 대한 판결에선 나란히 승기를 거두자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일엔 BBQ와 bhc 간 법정 다툼에 대한 재판 2건이 열렸다. 모두 BBQ가 제기한 소송으로, 박현종 bhc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상표권침해금지 청구 소송이다. BBQ는 박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선 승소했으나 상표권침해금지 청구 소송에선 졌다. 

BBQ와 bhc에 따르면 13일 서울고법 제18민사부는 BBQ가 박 회장을 상대로 2019년 제기한 7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박 회장은 BBQ에 27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21년 1월 1심 판결 땐 원고 청구가 기각돼 BBQ가 졌지만, 이번에는 판결이 뒤집혔다.

이번 소송은 BBQ가 2013년 bhc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수자인 미국계 사모펀드 CVCI(현 더로하틴그룹)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CVCI는 BBQ가 bhc 가맹점 수를 부풀려 회사를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팔았다며 이듬해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이를 제소했고, 국제중재법원은 BBQ에 98억원을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이후 BBQ는 매각 과정에서 박 회장이 인수자와 정보를 주고받으며 BBQ에 손해를 끼쳤다며 구상권 차원에서 71억원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BBQ는 "2013년 6월 bhc 매각과 동시에 업무를 주도한 박 회장과 담당자들이 관련 자료를 들고 bhc로 이직하면서 BBQ는 속수무책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그 책임이 인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hc는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bhc 측은 "등기이사 중 하나로 등재된 것만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지를 비롯해 판결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대법원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1심과 동일하게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표권침해금지 청구 소송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제62민사부는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BBQ는 2020년 bhc의 '블랙올리브 치킨'이 자사의 '황금올리브 치킨' 상표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올리브 치킨은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는 식별력 없는 단어로, 확연히 다른 제품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 혼동이 발생하지 않아 상표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BBQ는 이번 판결에 대해 "올리브 치킨은 18년간 사용하며 막대한 비용 및 노력을 들여 광고, 홍보해 널리 알려진 브랜드임에도 재판부가 이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BBQ와 bhc는 한 식구였지만, 2013년 BBQ가 자회사였던 bhc를 매각하면서 갈라섰다. 이 무렵 박 회장은 BBQ에서 bhc로 적을 옮겼는데, 매각 과정에서 점포 수를 둘러싼 증언을 두고 BBQ와 갈등을 빚으며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최근까지 두 회사 사이에 얽힌 민·형사 소송만 20건이 넘는다. 앞으로도 여러 항소·상고심이 남아있어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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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b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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