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엔시스 자회사 편입 1년…성적표는?
LG CNS-엔시스 자회사 편입 1년…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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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론 엔시스, 장기적으론 CNS
“시장 성장 기다리며 꾸준히 투자해야”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오는 8일이면, LG CNS가 LG엔시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한 지 정확히 1년이 된다. 양사의 수직계열화 체제 전환은 작년 9월 1일부로 완료됐다.
 
당시 자회사 편입을 통해 LG CNS는 네트워크 통합사업(NI)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리마케팅 사업을 LG엔시스에 이관하고, LG엔시스는 보안과 유비쿼터스센서 네트워크(USN)사업을 LG CNS로 이관했다. LG CNS는 비즈니스 솔루션과 업무 중심의 SI사업을, LG엔시스는 IT인프라 구매 및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었다.

양사 간 시너지 효과는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분리 발주되는 IT흐름에 보조를 잘 맞춰나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자동화기기 토탈아웃소싱사업, 하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장비공급 사업, 국세청 지방 세무서 처리 서버통합 프로젝트, 사법부 통합구매 1차 사업 등은 양사 간 협력이 잘 이뤄진 사례로 꼽힌다.

■성장가능성 두드러지는 보안사업
LG CNS로 이관된 보안과 USN 사업은 향후 성장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다. 문제는 그 성장 잠재력을 언제쯤 폭발시키느냐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성장성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 LG CNS는 작년 11월 침입방지시스템인 ‘세이프존 IPS’를 차이난텔레콤의 자회사 FFCS社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계약 규모는 100만 달러다. 또한 LG CNS 해외법인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 미주 시장 등을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DDoS(분산서비스거부) 전용 방어 제품인 ‘Safezone XDDoS(세이프존 엑스디도스)’를 출시했다. 자회사 편입 이후 최초로 나온 보안제품이다. 최근 DDoS 공격이 웹하드나 쇼핑몰, 금융권 홈페이지 등으로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된 보안시장의 공략을 노린 것이다.

USN 사업은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올 상반기부터 공공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으면서 관련 프로젝트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USN의 가장 큰 시장이 되는 U-City 사업이 아직 시범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LG CNS는 현재 다수의 이기종 센서네트워크로부터 수집한 센싱 데이터를 분석해 상황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응용서비스로 전달해 서비스간 연계/통합을 지원하는 USN 미들웨어를 개발 중이다.

■짭짤한 총판사업
LG엔시스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리마케팅 사업, 이른바 총판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9월 HP를 시작으로, 10월엔 BEA시스템즈, 올해 2월에는 EMC를 각각 파트너사로 추가했다. 이밖에 BI솔루션 업체인 비즈니스 오브젝트와 서버 가상화 업체인 VMware,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도 더해졌다.

9월에 자회사 편입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사업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파트너사들 또한 유닉스 서버 업계 1위인 HP를 비롯해, 국내 미들웨어 WAS 시장 2위 업체인 BEA, 스토리지 업계 1위인 EMC 등 면면이 화려하다.

여기에 기존 파트너사인 IBM과 썬을 추가하면, 서버 업계의 1, 2, 3위 업체를 모두 망라하게 된다. LG엔시스를 통해 주요 서버 제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트워크 통합사업의 경우 작년 11월 네트워크 전문 컨설팅 서비스인 WiSTEP(와이스텝)을 출시했다. 최근 컨설팅과 분석 및 설계 작업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네트워크 사업 또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역시 공공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시너지 창출 여부가 관건
전체적으로 LG CNS의 LG엔시스 자회사 편입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질적인 편입이 9월에 완료됐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LG엔시스, 장기적으로는 LG CNS에게 득이 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LG엔시스에 이관된 총판사업은 짭짤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분야다. 자회사 편입 초기 IT서비스 업계는 LG CNS가 가장 아쉬워할 분야로 총판사업을 꼽기도 했다.

LG라는 강력한 인지도와 유통망에 CNS의 인력이 엔시스로 이전하면서, 시너지 효과는 점점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LG CNS가 대형 프로젝트의 SI사업자로 참여할 경우, LG엔시스를 통해 주요 제품을 공급받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탄생할 수도 있다.

LG CNS로 이관된 보안과 USN 사업은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남에 따라 ‘잭팟’을 터트릴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금융과 통신시장을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각종 보안사고는 역설적이게도 보안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 분명해 보인다.

USN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이 잇따를 전망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U-City 시장의 성장이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LG CNS가 보안과 USN 사업에서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를 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을 기다리는 경영진의 인내심과 뚝심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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