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미 쇠고기 검역과 원산지 단속을 담당하는 해당 공무원들의 대다수가 정부의 미 쇠고기 협상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미 쇠고기 협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기술적 협의에 의한 타결이 아닌 정치적 타결(정치논리)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헌재. 이하 민주공무원노조)은 정부의 장관고시 발표일인 29일과 30일 이틀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검역과 원산지 단속업무를 맡은 6급 이하 공무원 66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광우병(BSE)에 대한 과학적인 안전성 논란을 떠나서 이번 미국산 쇠고기 협상결과를 어떻게 보느냐?’의 물음에 전체 응답자 664명 가운데 635명(95.6%)은 정부의 협상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28명(4.2%)명에 그쳤다.(무응답 1명)
또 ‘이번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양국 기술적 협의,타결로 보느냐? 아니면 정치적으로 타결되었다고 느끼냐?’라는 물음에 617명(92.9%)가 정치적이라고 응답했다. 기술적 협의로 타결됐다는 응답 45명(6.8%) 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무응답 2명)
미 쇠고기 수입과 관련 ‘검역강화대책을 수행할 인력 및 예산 등 자원이 충분하느냐?’라는 물음에도 627명(94.4%)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그렇다고 생각한 응답 31명(4.7) 보다 많았다.(무응답은 6명)
부정적 응답자들이 지적한 이유로는 ‘부정적’으로 답한 627명은 인력부족 403명(60.7%), 제도불합리 197명(29.7%), 예산부족 30명(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미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원산지 단속이 잘 될 수 있다고 보느냐?’라는 물음에는 637명(95.9%)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인력부족 510명(76.8%)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민주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이번 설문결과는 정부가 졸속으로 체결된 협상내용을 보완해 고시했다고 밝혔지만, 검역 및 원산지 단속을 수행하는 현장 공무원들은 이를 수행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정부의 검역 및 원산지 단속강화발표가 대책 없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및 후속대책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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