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100명 육박···20% 돌파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100명 육박···2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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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자본시장법 영향···한국가스공사·LG엔솔, 각각 인원·비중 '최다'
女사외이사 보유 기업, 60곳→82곳···대기업 이사회 내 女임원 10%↑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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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대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하는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내이사를 포함해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활약하는 여성 임원 비중도 처음으로 10%를 웃돌았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2021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는 4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94명으로, 21% 비중을 점유했다. 2020년 35명(7.9%)에서 이듬해 67명(15%)으로 증가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로 진입했다. 사외이사를 보유한 기업도 82곳으로, 2020년(30곳), 지난해(60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여기에는 지난해 8일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주효했다고 유니코써치 측은 분석했다.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서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性)으로만 채워져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서 대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유니코써치는 "이미 관련 법이 시행 중이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가 남아 있고, 마땅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찾지 못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이사회를 운영하는 대기업도 있다"면서 "올해 3월 주총을 전후로 여성이 이사회에 진출하는 기업과 인원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개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8명 중 절반인 4명이 여성이었다. 이 중 3명은 올해 2~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12월 9일자로 여성인 최연혜 대표이사가 CEO 자리에 올라 주목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기아, 에쓰오일(S-Oil), LG화학, 롯데쇼핑,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금호석유화학도 여성 사외이사가 2명씩 활동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사외이사 3명 중 2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를 경력별로 보면 학계(42.3%), 재계(24.4%), 관료(17.9%), 법조계(13%) 등 순이었다. 여성 사외이사만 놓고 보면 학계 출신이 44.7%로 가장 많았고 법조계(24.5%), 재계(23.4%)가 뒤를 이었다.

범위를 넓혀 사내이사까지 포함한 전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등기임원은 72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는 여성은 99명이었다. 100대 기업 전체 이사회 중 여성 임원 비율은 13.6%로 처음 10%대를 넘었다. 2020년(5.2%)과 지난해(9.2%)에 이어 지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법이 시행으로 대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영입 바람은 거세지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정도만 영입해 겨우 법을 준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사외이사를 2명 이상 복수로 늘리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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