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만기, 1Q만 30조···등급강등 쓰나미 나타날까
부동산 PF 만기, 1Q만 30조···등급강등 쓰나미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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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PF ABCP 상환·차환 주목
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오세정 기자)
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1분기 부동산 PF 만기 도래분이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자금 시장의 경색이 또 한번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증권, 건설, 캐피탈사들의 신용 등급 강등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1월 중 만기가 돌아오는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규모는 약 17조원(유동화사채 포함)이다. 2월과 3월에도 각각 10조원과 5조원의 부동산 PF ABCP 만기가 예정돼 있다. 1분기 만기 도래분은 3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자금시장 경색이 심했던 지난해 10∼11월 PF ABCP를 가까스로 차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3개월 안팎이던 PF ABCP 만기가 1∼2개월로 줄어드는 단기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따라 올해 1∼2월에 만기가 대거 몰리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증권가와 건설업계는 일단 이달 19일 만기 도래하는 7200억원 규모의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PF ABCP의 상환·차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둔촌주공 PF에는 지난해 10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해 ABCP와 ABSTB(전자단기사채) 등 총 7231억원어치를 차환 발행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은 둔촌주공의 계약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고분양가에 전매제한 기간 및 실거주 의무 등으로 미계약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들 규제들이 단축 또는 폐지되면서 계약률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PF ABCP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게 증권가와 건설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초기 계약률이 70~80%에 달할 경우 시공단이 확보한 계약금으로 안정적으로 상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이 수준의 계약률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7231억원의 PF를 일시에 소강하기 위해 필요한 계약률은 77%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59㎡ 이상 평형이 모두 계약된다고 가정하면 PF 상환·차환에 큰 차질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다만 둔촌주공의 계약률이 예상에 못미치고 PF ABCP 상환 또는 차환에 실패할 경우 제2의 PF 시장 자금 경색은 지난해 말 대비 더 큰 충격으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강도가 심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비수도권 사업장 관련 PF ABCP 비중이 큰 중소형사들에서 상환 ·차환 실패가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PF ABCP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추가 유동성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 업계는 지난해 유동성 악화와 자금조달에 시달렸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올해는 신용등급 강등 현실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높은 우려를 받았던 건설과 증권, 캐피탈 중 취약한 곳부터 강등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국내 신용평가 3사(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평가 대상 기업 기준(3사 중복 포함) 등급 전망 및 워치리스트가 ‘부정적·하향검토’인 곳은 99곳에 달한다. 이는 ‘긍정적·상향검토’ 61곳 대비 1.6배에 달하는 숫자다. 지난 2021년 연말(긍정적·상향 검토 90건)과 비교하면 긍정적 전망을 부여받은 기업은 크게 줄었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신용등급 상향 기조도 확연히 꺾이기 시작했다. 등급전망과 워치리스트를 포함한 장기등급 상하향배율(3사 단순 평균)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66배를 기록했으나 연말 기준으로는 1.22배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 신평사들은 증권, 건설, 캐피탈 3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 아웃룩·하향 검토를 쏟아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과중해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분기 만기도래분에 대해 상환·차환이 원활히 이어지지 않을 경우 가중된 재무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되는 곳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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