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38만대, 급속충전기는 2만대 불과 "1시간 줄서기는 기본"
전기차 38만대, 급속충전기는 2만대 불과 "1시간 줄서기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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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급속 충전기 쓰려면 1시간 이상 대기해야
정부, 지자체에 급속 충전기 설치 떠넘기기도 충전소 부족 부채질
(사진=연합뉴스)
서울 모 지하 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가 전기차 확산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총 20만5205기다. 이 가운데 완충하는데 6시간 이상이 걸리는 완속 충전기가 18만4468대(89.8%), 30분 가량 걸리는 급속 충전기가 2만737대(10.2%)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까지 전국에 판매된 전기차 누적 대수는 38만대다. 전기차 1대 당 충전기가 0.6기로 1기가 되지 않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완속 충전기가 전기차 배터리를 덜 손상시킨다. 이에 따라 거주지나 직장 등 생활 거점에는 완속 충전기를, 고속도로 같은 이동 거점에는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투 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중심으로 급속 충전기를 늘리는 방향으로 충전기 보급 계획을 세웠다.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 부족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기차 장거리 주행차들이 몰리는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에는 늘상 줄이 서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을 하려면 길게는 한 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할 정도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이면 전기차 운전자들은 더 더욱 불안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기 때문이다. 완속 충전기로 충전하자니 6시간 가량 걸리기 때문에 급한 운전자들의 복장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51만7000기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제대로 설치될지는 미지수인 데다, 이마저도 여전히 부족하다.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전기차 보조금도 줄어 차값이 비싼데다, 충전소도 부족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인다.

최근 전기차를 구매한 임모(42세) 씨는 "답답하다. 전기차를 가지고 장거리를 갔다가 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급속 충전을 하려면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완속 충전기는 완충하는데 6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누가 쓰겠나. 장거리 출장이 많아 전기차를 구입했는데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급속 충전기가 더 많이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정부가 급속 충전기 설치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기식으로 하고 있어 제대로 급속 충전기 보급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확산 속도보다 충전기 보급 속도가 더뎌 전기차 충전 전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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