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유력' 우리·BC카드 수장, 모회사 CEO 거취에 발목 잡히나
'연임 유력' 우리·BC카드 수장, 모회사 CEO 거취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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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 사장, 임추위 지연으로 2월까지 유임···연임 불투명
최원석 사장도 연임 오리무중···구현모 KT 대표 거취에 달려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왼쪽)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사진 = 각사)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왼쪽)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사진 = 각사)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드업계 인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우리·BC카드 수장들의 거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두 카드사는 자체 결제망 구축, 데이터 기업화, 신 수익모델 발굴 등 시급한 과제들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인사가 지연되면서 해당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지는 등 CEO 거취에 발목 잡혀 있는 형국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수장 임기만료를 앞둔 주요 카드사 중 우리·BC카드 두 곳을 제외한 수장 교체 및 연임이 확정됐다.

김대환(59) 삼성카드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으며,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문동권(54) 신한카드 부사장과 이호성(59) 하나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반면 김정기(60) 우리카드 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말까지였지만, 올해 2월까지로 유임됐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단은 오는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첫 회의를 열 예정인 가운데,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의 위원장인 손태승 회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아 선임 절차가 미뤄진 것이다.

지난 2021년 1월 취임한 김정기 사장은 올해 첫 연임에 도전한다. 통상 카드사 CEO는 2년 임기 이후 1년 더 추가 연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비우호적 영업환경에도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2.63% 증가한 1792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자동차금융 등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해외 자회사를 출범하는 등 글로벌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자체결제망 구축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었다.

문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라임펀드사태와 관련,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으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통상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는 중징계로 분류돼, 해당 처분을 받은 금융사 임원은 금융사 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당국 역시 손 회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등 사실상 압박을 가하고 있어 연임이 녹록지 않다는 평이다.

김 사장은 손 회장의 행장 시절부터 승진을 거듭해 왔다. 결국 김 사장의 연임 여부는 손 회장의 거취에 달렸다는 평가다.

연임이 유력시 됐던 최원석(59) BC카드 사장의 앞날에도 걸림돌이 나타났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BC카드의 대주주인 KT에서 CEO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당초 업계에서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됐다. BC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1087억원으로, 부진한 업황 속 호실적을 시현했다.

또한 BC카드는 지난해 금융위로부터 민간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지정을 받았다. 이는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데이터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를 모두 취득한 것으로, BC카드는 본격적인 데이터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특히 우리카드를 비롯해 다수의 제휴사가 결제망을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 탐색은 BC카드의 생존과도 직결된 사안이다. 해당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최 사장의 역할이 절대적인 만큼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그러나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며 상항은 급변했다. 구 대표는 지난달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으며 단독 대표 후보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후보 결정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연임 결정은 3월 예정된 정기주총으로 미뤄졌다. 현재까진 구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나, 사법리스크가 잔존한 상황에서 자칫 연임이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지적이다.

최 사장은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지난 2021년 3월 BC카드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물이다. 그는 과거 고려증권과 장기신용은행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고, 삼성증권 경영관리팀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CFO 등을 지낸 데이터 전문가다.

BC카드 사외이사였던 점을 제외하면 카드사와 연관 없는 그가 BC카드 수장으로 발탁된 것은 데이터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구현모 대표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만큼, 연임 여부도 구 대표의 거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사업방향 면에서 두 수장 모두 연임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다만 두 수장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줄 인사가 미뤄진 데다, 변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와 별개로 세대교체 차원의 수장교체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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