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도 ETF 시장 성장···운용사, 점유율 확대 '박차'
증시 부진에도 ETF 시장 성장···운용사, 점유율 확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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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78.5조 '6.1%↑'···23개 운용사 666개 펀드 운용
삼성·미래 점유율差 4.3% '각축'···해외 공략·테마 상품 발굴
후발주자들도 조직개편·인력 영입 통해 존재감 확대 만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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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도 시장 성장이 예상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사 쇄신과 조직 재정비 등을 통해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ETF 시장에서 보다 높은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78조5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3조9675억원)과 비교해 6.1%(4조544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82조594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 게임 등 다양한 테마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됐다. 

23개 자산운용사가 666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전년(18개, 533개)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도 ETF 성장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자산운용사들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열을 가다듬고 저마다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데 주력하면서 운용사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년째 선두권을 수성 중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각축전은 단연 주목된다. 지난해 말,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32조9505억원으로 전체의 42%를 점유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9조5674억원으로 37.7%로 뒤를 있는다. 두 운용사의 지난해 점유율 격차는 3~5%대에서 움직이며 '투톱 위치를 공고히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연말 ETF사업부문장을 맡던 김두남 상무를 고객 마케팅 부문으로 발령하면서 디지털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ETF사업부문장에는 글로벌ETF를 담당했던 김영준 상무가 새로 자리했다. 여기에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등 글로벌 운용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존재감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운용도 '2인자' 탈피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테마형 ETF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투자가 가능한 혁신 상품들을 계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마케팅부문 대표급 순환배치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기관 마케팅 역량 및 시너지를 강화하고자 했다.  

'투톱'과의 차이는 제법 크지만, KB자산운용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순자산 6조9654억원으로, 점유율 8.9%를 기록했다. 전월(5조9287억원)보다 17.5%(1조367억원) 급증했다. 이현승 대표는 "상위사와 격차를 더 줄이고, 글로벌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점유율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운용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해당 본부 산하엔 멀티전략본부 소속 ETF운용부와 ETF상품전략부가 자리한다. 지난해엔 디지털ETF 마케팅본부를 신설, ETF브랜드명을 'ACE'로 일괄 변경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기로 했다. 지난해 'ETF 선구자'로 정평이 난 배재규 대표를 선임한 한투운용은 올해도 외부 인력 영입을 통해 관련 부문의 성장을 꾀하고자 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조직개편을 통해 주식운용본부에 속했던 패시브솔루션 본부 내 ETF팀을 별도로 분리, ETF투자본부로 신설했다. 향후 이색 테마 상품 출시를 통해 후발주자로의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각오다. 최근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출신인 임동순 대표가 오르면서 관련 부문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금리 추종형 상품 등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조직개편과 인력 영입 등에 나선 주요 운용사들도 다양한 혁신·테마 상품을 발굴, 출시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두권 운용사 외에 후발주자들이 점유율 확대를 염두에 두고 펼칠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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