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신년사로 본 새해 경영전략···내실형 vs 성장형
4대 금융지주, 신년사로 본 새해 경영전략···내실형 vs 성장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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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우려 "리스크 관리" 한목소리
올해도 등장한 디지털·플랫폼 강화 전략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목소리로 경제위기 우려에 따른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통의 메시지도 내놨다. 다만, 세부 방식에 있어서는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 전략을 강조한 곳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외형 성장으로 재도약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곳으로 나뉘었다.

2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회장들은 이날 배포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제상황을 '빙하기'로 진단하고, 리스크관리 강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원자재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경기도 이러한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새로운 금융을 향한 고객의 기대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고, 그룹 내부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문화적 구심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키우는 것은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강대국의 패권경쟁은 격화되고 있고 글로벌시장의 자국우선주의는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 산적한 과제를 더욱 난해하게 만들고 있다"며 "업의 본질적인 위기라 할 수 있는 각종 지표와 시장의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 심화와 경기침체 전망에서 파생된 건전성과 유동성 이슈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최근에는 3고 현상이 완화되며 희망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로벌 최고 금융회사 CEO들이 한목소리로 걱정하는 'R(Recession)의 공포'가 더 크게 느껴진다"며 "상반기까지는 어느 때보다도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적절히 비축하고, 코로나 여신지원 연장에 따라 건전성에 착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만큼 잠재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는 공통의 메시지 가운데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외형 성장보단 내실 다지기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올해를 비은행 금융회사 M&A를 통한 외형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나금융은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의 분야에서 M&A를 추진한다.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함 회장은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해 최우선 전략은 '사업 핵심역량 가치증대(Value-up)'와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하고,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신년사에선 지난 몇 년간 금융지주 CEO 메시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 전략'도 언급됐다.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을 강조해온 KB금융은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데이터·고객가치 제안 중심의 디지털·플랫폼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신한금융도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부문에서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영역을 개척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또한 디지털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NFT, 블록체인 등의 다양한 혁신사업을 신사업 기회로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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