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부진 및 원자재가 상승 여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교역조건이 20개월 연속 악화됐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수출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수입액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84.04(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했다. 이는 20개월 연속 하락세다.
순상품교역지수는 한 단위의 상품을 수출해 받은 돈으로 해외 상품을 몇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 지표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내 교역조건이 그만큼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출금액지수는 124.58로 전년 대비 11.3%나 감소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10월 들어 2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으며, 2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25%)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화학제품의 수출금액이 각각 25.4%, 17%씩 감소했지만, 운송장비와 석탄·석유제품의 수출금액이 각각 21.8%, 26.8%씩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물량지수도 118.31로 전년 대비 6.3% 줄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로, 이 역시 2020년 5월(–14.5%)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반면, 수입부문은 확대됐다. 10월 수입금액지수는 164.54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24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는 제1차금속제품과 섬유·가죽제품의 수입액이 전년 대비 19.7%, 12.5%씩 감소했지만, 운송장비의 수입금액이 50.5%나 폭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산품과 전기장비의 수익액도 19.1%, 8.6%씩 증가했다.
수입물량지수도 전년 대비 3.8% 증가한 131.32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소득교역조건지수도 99.43으로 전년 대비 10.9%나 하락했다. 이는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10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에 대해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1월 통관기준 수출금액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2020년 5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며 "이는 수출가격 하락 흐름과 해당 산업에서의 수요부진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