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윤종규·함영주·진옥동의 공통점은? 금융지주 회장님?
[뉴스톡톡] 윤종규·함영주·진옥동의 공통점은? 금융지주 회장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3대 금융그룹 수장에 오른 '고졸 신화' 주인공들
인재 집합소 은행에 입문해 엄청난 경쟁 뚫고 '별 중의 별'
주경야독 열정·능력주의 문화의 산물···강점·스타일 '제각각'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진옥동(62)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덕수상고)', '윤종규(67) KB금융 회장(광주상고)', '함영주(66) 하나금융 회장(강경상고)'.

이들은 금융권의 대표적인 '고졸 신화'로 꼽힌다. 이달 초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내정되면서, 고졸 행원으로 입사해 지주 수장까지 오른 입지적 인물은 현재 세 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3대 금융그룹의 수장이 모두 고졸 출신 인사로 꾸려진 이례적인 상황이다.

세 명의 공통점은 과거 '인재 배출의 산실'로 통하던 상업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것이다. 특유의 성실함과 주경야독으로 학위를 딴 학구파라는 점, 발군의 능력이 뒷받침됐다는 점 역시 공통분모다. 여기에 학벌보다는 능력 위주로 발탁하는 금융권 인사 분위기가 짙어진 것도 이들이 고졸 신화를 써 내려가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서 두 번째 '고졸 출신' 회장···'덕출이' 진옥동

1961년생인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는 덕수상고를 나온 이른바 '덕출이(덕수상고 출신)'다. 덕수상고 3학년 때 기업은행 입행이 결정되면서 조금 이른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6년 뒤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일터를 옮겼고, 신한은행장에 이어 내년 3월이면 지주 회장에 오른다. 

신한금융 내에서 고졸 신화가 드문 일은 아니다. 라응찬(84) 전 회장 역시 고졸 신화의 별로 통했던 인물이다. 라 전 회장은 선린상고 야간부를 나온 고졸 출신임에도 은행장 3연임과 지주 회장을 4연임한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지난 2010년 퇴임했다. 진 회장 내정자는 신한금융에선 라 전 회장 이후 12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상고 출신 회장인 셈이다.

시대 흐름이 변하면서 상고 신화가 예전에 비해 저물어 가고 있지만, 수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유독 상고 출신 임원들이 많은 편이었다. 특히 1970~1990년 상고 출신 은행원을 대거 채용하던 시기로, 당시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 대신 은행권 취업이 보장되는 상고를 택한 수재들이 적잖았다.

그중에서도 진 회장 내정자가 졸업한 덕수상고는 1960~1970년대 '인재배출의 산실'이었던 상고 중 알아주는 명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서 이백순(70) 전 신한은행장, 김동수(67) 전 수출입은행장, 최병화(60) 전 신한아이타스 대표, 고정현(58)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 금융권 고위직에서 활약하는 일부 '덕출이'들은 비정기적으로 친목을 다지는 모임을 갖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종규·함영주도 상고 출신···성과주의 인사 분위기 반영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상고 출신 엘리트다. 덕수상고 외에도 강경상고, 광주상고, 선린상고, 군산상고, 동지상고, 부산상고, 대구상고, 목포상고 등이 금융권 엘리트 산실 역할을 했다. 윤 회장은 광주상고를, 함 회장은 강경상고를 각각 졸업했다. 

고졸 행원에서 회계법인 부대표, KB금융 수장까지 오른 윤 회장은 그야말로 입지적인 인물이다. 1955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상고를 나온 그는 고졸 행원으로 1974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광주상고는 권점주(67) 전 신한생명 부회장, 김영표(62) 전 신한저축은행 사장 등을 배출한 학교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엔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겨 부대표까지 지냈으며, 2002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재무전략본부 본부장으로 영입, 이후 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 지주 회장 3연임에 성공한 상태다.

'고졸 샐러리맨 신화' 등 다양한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함 회장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한 후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사회에 나온 데다 수줍음이 많은 성격 탓에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을 때만 해도 그가 지주 최고 자리에 오르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으나,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 지주 부회장 등 그룹의 '2인자' 역할을 해오다 올 초 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최근 금융권에서 상고 출신들이 다시금 약진하는 것은 성과주의 인사 기조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사철마다 명문대 출신 인맥이 주목받는 분위기 속에서도 최근엔 리더십, 업무 성과 등에 집중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달 취임한 강신숙(61) SH수협은행장도 전주여상을 졸업한 고졸 출신 인사다.

◇일·학업 병행···주경야독 끝에 전문성 두각

고졸 신화로 불리긴 해도 이들의 최종학력이 고졸인 것은 아니다. 진 회장 내정자와 윤 회장, 함 회장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를 놓지 않을 정도로 성실하고, 학구열이 높은 편이었다. 진 회장 내정자의 경우 신한은행을 다니며 1993년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경영학 학사를, 1996년 중앙대에선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윤 회장은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다녔다. 입학 후 7년 만인 1982년 성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공인회계사(CRA) 시험에 합격했다.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후 이듬해인 1981년엔 25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필기시험을 차석으로 통과했으나 시위에 참여했던 경력이 문제가 돼 최종임용에서 탈락했다.

이후에도 윤 회장은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시 야간이던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에선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영학 박사를 딴 뒤에도 방송대 법학과에 진학해 법을 전공했다. 그에게 '상고 출신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 회장도 주경야독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높인 인물이다. 서울은행에 입행한 후에는 낮에 일하고 저녁에는 단국대학교 야간대학 회계학과에서 공부하며 꿈을 키웠다. 지난 2008년엔 미국 와튼스쿨 글로벌과정을, 2011년엔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바 있다.

그는 하나은행장으로 지낼 당시 '2016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에 참석해 "저도 상고를 나와 낮에 일하고 야간대학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며 "학력에 관계 없이 인성과 학습능력이 우수한 인재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