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성형 리더, 이재용 회장에게 거는 기대와 우려
[기자수첩] 수성형 리더, 이재용 회장에게 거는 기대와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그룹에 2022년은 꽤나 뜻깊은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복권 후 두 달 뒤엔 10년만에 '부(副)'를 떼고 삼성전자 회장에 오르면서 공식적으로 삼성 이재용 시대를 알렸다.  

이 회장은 복권 후 해외출장 등 그룹 전반에 나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지만, 취임 후 첫 해부터 실적 난항에 빠졌다. 반도체 수요 둔화로 4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내년 2분기에 반도체 사업 부문의 적자가 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은 경영자로서 이 회장의 능력을 또 다시 도마 위로 올릴 수 있다. 과거 후계자 수업시절 펼쳤던 사업들로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가진 그다.

그의 아버지인 고 이건희 회장과도 비교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반도체라는 이름조차 생소할 때, 미래를 내다 본 이건희 선대 회장은 한국반도체 인수에 나섰다. 당시 삼성 내부 임원들은 대다수 반대 의견을 던졌지만, 결국 삼성전자는 글로벌 무대에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 1위를 만들어냈다. 

이병철 창업 회장과 이건희 선대 회장이 창업형 리더에 가깝다면, 이재용 회장은 '수성형' 리더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자못 한 수위라는 평가는, 한 순간에 스폿라이트가 꺼지는 수많은 기업들을 보면서 '수성'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 때문에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1위 수성은 결코 지키기만 할 수 없다. 지키기 위한 제자리 걸음 또한 변화가 동반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2023년 삭막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도 1위 수성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펼쳐야 한다. 

올해 삼성전자가 지키지 못한 약속 중에 하나는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대형 M&A가 없었다. 올해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를 타진하는 듯 보였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2023년 계묘년, 이 회장이 어떤 변화의 물결을 만들지 기대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