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號 '새 술은 새 부대에'···부행장 14명 임기 '물갈이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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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한용구 행장 깜짝 발탁···'원신한' 전략 강화
주력 계열사 CEO에 196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
한용구 신한은행장 내정자(사진 = 신한금융)
한용구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차기 신한은행장에 한용구(56) 영업그룹 부행장이 깜짝 발탁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내정자는 그룹 내 대표 영업통으로 은행, 지주, 증권 등 각종 분야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경제 침체 속 경영위기가 예상되는 향후 환경에 대비하고자 영업 일선에서 각종 위기를 극복해본 한 내정자를 발탁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진옥동-한용구' 체제에서 그룹의 '원신한' 전략은 보다 정교화되고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 계열사가 하나처럼 움직인다'는 의미의 '원신한(One Shinhan)' 전략은 진옥동(61) 회장 체제에서 핵심 기치가 될 전망이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인사와 함께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함께 단행했다. 아울러 이미 계열사 간 협업체계가 안착된 WM(자산관리)·퇴직연금·GMS(글로벌고유자산운용)부문은 겸직을 해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자유롭고 견고한 협업체계를 이뤄내도록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한 내정자의 경우 그룹의 '원신한' 전략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조직개편 방향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진 차기 회장의 뜻을 은행 경영 전반에 심는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란 시각이다.

아울러 50대 중반의 젊은 행장을 기용해 '진옥동-한용구'로 이어지는 세대교체에 성공한 만큼 이달 말 이뤄질 부행장 인사에서도 대규모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진옥동호(號)' 1기 체제에서 지주와 손발을 맞출 신한은행장으로 한 부행장을 내정했다.

한 부행장이 행장으로 내정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선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전필환(57)·정상혁(58)·박성현(57) 부행장 등 유력 후보자들을 제치고 깜짝 기용된 것은 다양한 영업현장에서 위기 극복의 경험을 쌓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을 것이란 시각이다.

한 내정자는 1966년생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등학교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잠실남지점 부지점장, 장암지점장, 청주터미널지점장, 퇴직연금사업부장 등 영업 일선에서 업무를 쌓은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한 내정자는 진 차기 회장이 핵심 가치로 내세운 '원신한' 전략을 경영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적임자로도 꼽힌다. 실제 그는 2019년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을 맡아 그룹 핵심가치인 '원신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2020년부터는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월부터 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아 영업부문을 총괄해왔다. 지주, 은행, 증권 등을 두루 거치면서 계열사 간 협업을 손수 맡아본 경험도 있다. 다수 영업경력을 바탕으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강한 추진력을 보유해 향후 지주 및 계열사와 좋은 호흡을 이뤄낼 것이란 평가다.

한 내정자의 발탁으로 신한은행이 부행장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행장은 실질적인 사업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으로서, '은행의 별'로 불린다. 오는 31일 임기 만료되는 부행장은 전체 18명 중 14명이나 된다.

신한금융은 한 행장 내정과 함께 빅3 계열사의 수장을 젊은피로 교체함으로써 사실상 '물갈이 예보'를 내려놓은 상태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 차기 사장에 문동권(54) 현 부사장, 이영종(56) 부사장을 각각 추천했다. 1968년생인 문동권 사장 내정자는 한 내정자와 함께 진옥동 체제의 대표적인 세대교체 기수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57) 공동대표가 단독 CEO를 맡기로 했다. 임기가 끝나는 이영창(61) 공동대표는 물러난다. 

임기만료 부행장은 △이순우(60) 준법감시인 △장동기(58) GMS그룹장 △정상혁(58) 경영기획그룹장 △배시형(58) ICT그룹장 △전필환(57) 디지털전략그룹장 △안효열(57) WM그룹장 △박성현(57) 기관그룹장 △안준식(57) 브랜드홍보그룹장 △최익성(57) 기업그룹장 △강신태(57) 대기업그룹장 △이영종(56) 퇴직연금그룹장 △한용구(56) 영업그룹장 △정근수(56) GIB그룹장 △정용욱(56) 경영지원그룹장 등이다.

이 중 지난 20일 인사에서 이동 및 연임이 결정된 부행장은 △한용구 영업그룹장(신한은행장 내정) △이영종 퇴직연금그룹장(신한라이프 대표 내정) △장동기 GMS그룹장(신사업부문장 이동)  △안준식 브랜드홍보그룹장(연임) 등 4명이다. 이동 및 연임에 성공한 인사는 모두 1964~1966년생이다.

남은 10명의 부행장 중 이순우·정상혁·배시형·전필환·안효열·박성현·최익성·강신태 등 8명은 한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다. 이 중 정상혁, 전필환, 박성현 부행장 등은 이번 인사에서 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될 만큼 경력과 경험면에서 임기를 이어가는데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다만 진옥동-한용구로 이어지는 세대교체 흐름상 부행장급을 50대 초중반으로 물갈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리딩뱅크 맞수인 KB금융보다 세대교체라는 큰 변혁을 앞세운 만큼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능력 중심의 인사 기용이 제1의 원칙이라고 하지만 최근 빨라지고 있는 세대교체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올해 신한금융이 세대교체에서 가장 앞섰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이같은 분위기가 인사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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