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신 경쟁'에 코픽스 첫 4% 돌파···주담대 8% 목전 (종합)
은행권 '수신 경쟁'에 코픽스 첫 4% 돌파···주담대 8% 목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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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신규코픽스 4.34%···신·잔액도 올라
"레고랜드발 예적금 유치경쟁 과열 결과"
우리銀 7.72% '최고'·신한銀 5.19% '최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지표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또한번 올라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서면서 오는 16일부터 주담대 금리도 크게 오를 예정이다.

연 7% 중반대를 기록하던 주담대 금리는 7% 후반대까지 올라 8%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코픽스 상승은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에 기인한 것으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차주 이자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4.34%로 전월(3.98%)보다 0.36%p(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가 4%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는 지난 9월, 9년9개월 만에 3%를 넘어선 이후 두 달 만에 4%까지 돌파했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올랐다. 11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3.19%로 전월(2.85%)보다 0.34%p 올랐고,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2.36%)보다 0.29%p 오른 2.65%를 기록했다. 잔액기준은 2013년 4월(3.24%) 이후 9년7개월 만에, 신잔액기준은 지난 2019년 6월 처음 공시를 시작한 후 최고 수준이다.

주요 은행별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주요 은행별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코픽스 금리가 오르면서 이에 연동되는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오는 16일부터 상승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7.72%(우리은행·신규취급액), 최저금리는 연 5.19%(신한은행·신규취급액/신잔액)다.

은행별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기존 연 5.91~7.31%에서 최고·최저금리가 모두 코픽스 인상분만큼인 0.36%p씩 오른다. 이에 따른 금리는 연 6.27~7.67%다. 우리은행도 연 6.56~7.36%에서 0.36%p씩 오른 연 6.92~7.72%로 변동된다. NH농협은행 역시 최고·최저금리가 0.36%p씩 올라 연 5.67~6.77%에서 연 6.03~7.13%로 조정된다.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는 상단과 하단이 0.29%p씩 오른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4.94~6.34%에서 연 5.23~6.63%로 변동된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신잔액기준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들 은행과 달리 금융채를 지표로 삼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16일부터 변동된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5.19~6.44%로 조정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6.106~6.706%로 조정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수신금리가 오르면 같이 오르는 구조다. 이번 코픽스 상승은 은행권 자금유치 경쟁의 결과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정부가 자금시장 경색을 막고자 지난 10월 말부터 은행채 발행을 제한하면서 은행들은 정기예금·적금 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유치에 적극 나섰다. 은행은 은행채 발행이나 수신상품 판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나 은행채 발행이 막혀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면서 은행들로선 수신금리 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 수신금리 경쟁이 한창 펼쳐지던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은행권에서는 연 5%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령을 내리면서 예금·적금금리 급등세는 진화됐지만 이미 금리가 많이 오른 탓에 코픽스도 상승하게 됐다.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픽스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p)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진 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비율 정상화 조치 유예기간이 끝난 후 은행권이 여유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수신금리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수신금리에 제동을 건 시점이 지난달 중순부터였는데 그 전에 금리가 많이 올랐던 게 이번 코픽스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당국 눈치에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지만 LCR 한시적 유예가 끝나는 시점이나 여러가지 시장 상황상 자금이 다시 필요하게 되면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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