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號 하나금융, 계열사 CEO 물갈이···'쇄신·통합·전문성'
함영주號 하나금융, 계열사 CEO 물갈이···'쇄신·통합·전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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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카드 모두 전격 교체···'함영주 색깔' 내기 
합병후 첫외환 출신 이승열 행장 선임···'화합' 방점
하나증권 대표에 강성묵···하나카드 대표는 이호성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CEO(최고경영자)를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함영주 회장 취임 후 단행한 첫 계열사 수장 인사에서 새로운 인물을 전진배치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선 모습이다.

'함영주표 진용'이 꾸려진 만큼, 금융권은 이번 정기인사를 계기로 함 회장이 그룹에 본격적인 본인 색깔 입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태 전 회장이 구축했던 조직에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하나은행장에 외환은행 출신인 이승열(59) 하나생명보험 사장을 낙점, 하나와 외환은행의 통합 완성이라는 의지도 녹여냈다.

1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전날 열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그룹임추위)는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 등 주요 3개 관계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는 외환은행 출신의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이 내정됐으며,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에는 강성묵(58)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에는 이호성(58) 하나은행 부행장이 각각 내정됐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통상 1~2월께 이뤄지던 계열사 CEO 후보 선정 시점이 앞당겨진 데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 CEO를 물갈이하면서다. 그만큼 함 회장의 인적 쇄신 의지가 강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외환은행 출신을 택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물리적 통합을 이룬 지 7년 만이다. 이 사장 인사가 확정되면 하나은행은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첫 외환은행 출신 수장을 맞게 된다.

1963년생인 이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후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CFO(재무총괄), 하나은행 비상임이사, 하나금융지주 그룹인사총괄 등을 거쳐 하나생보 사장을 맡아 왔다.

이승열 신임 하나은행장 후보(왼쪽부터)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후보,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후보. (사진=하나금융)<br>
이승열 신임 하나은행장 후보(왼쪽부터)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후보,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후보. (사진=하나금융)<br>

은행과 지주 CFO를 지낸 만큼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 사장은 지난해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행장 최종 후보로 접전을 벌였던 인물이기도 하다. 함 회장은 새로운 인물로 조직에 변화를 주되, 기존에 그룹 내부의 검증을 거친 인사를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낙점했다.

재무 전문가에 대한 그룹의 기대감이 크다는 점에서 새로운 하나은행장은 취임 후 내부 임직원들의 화합 도모는 물론, 은행 체력 다지기와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 속 재무 전문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 사장이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 이번 인사가 현 정부나 관료 등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등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임추위는 "이 후보가 최근 어려운 금융 환경 속에서 전략적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 것"이라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포함한 전 조직 구성원과의 소통, 특히 영업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도 원만히 형성해 나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임이 무산된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지주 내 부회장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함영주·지성규·이은형 등 당초 3명이었던 그룹 부회장은 현재 이은형 부회장만 남아있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도 박 행장의 지주 부회장 승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면서 "부회장직을 확대해 함 회장 체제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 사장이 재무통이라면 강성묵 사장과 이 부행장은 영업통으로 분류된다. 신임 하나증권 대표에 발탁된 강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 영업지원그룹, 경영지원그룹, 중앙영업그룹의 그룹장 등을 담당했다. 

한일은행을 거쳐 하나은행에 입행한 이 부행장은 하나은행 영남영업그룹, 중앙영업그룹 등을 거쳐 현재 영업그룹 총괄 부행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임추위는 이 후보의 풍부한 영업 현장 경험과 그룹 네트워크 및 협력 경험이 하나카드가 비은행 주력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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