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보전 vs 감원 칼바람···증권사 CEO·임직원, 상반된 거취
자리 보전 vs 감원 칼바람···증권사 CEO·임직원, 상반된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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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변화' 대신 '안정' 방점 인사···대다수가 임기 연장 전망
임직원, 업황 부진에 '몸집 줄이기'·성과 중심 세대교체 뚜렷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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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시 부진과 자금시장 경색 등 각가지 악재에 직면한 증권가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의 거취가 상반된 모습이다. 증권사 대부분이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두면서 CEO 대부분은 자리 보전이 예상되지만, 일부 중소형의 경우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임원의 경우 성과 중심의 인사가 이뤄지는 양상인데,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 움직임이 눈에 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8곳 가운데 14곳의 CEO 16명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장석훈 대표를 유임시켰다. 취임 후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이끈 공을 높게 평가한 동시에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은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5연임에 도전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임기 연장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 계열 증권사 중에선 업계 최연소 CEO인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가 호실적을 이끈 공을 인정받고 연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모펀드 이슈'가 일단락된 신한투자증권 이영창 대표도 2연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경우, '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등이 변수로 거론되면서 연임 여부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저마다 최대 실적 행진을 벌였던 증권사들은 올해 반토막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의 CEO를 유지하는 안정적 인사를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실적 부진은 시장 상황이 주된 영향이 됐다는 점에서 CEO 경영 성과와 결부시키는 건 무리라는 시각이 높다"며 "위기 극복 역량을 갖추고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수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대부분의 CEO가 연임이 점쳐지는 반면, 직원들의 분위기는 상반된 모습이다. 불투명한 시장과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두 자릿수 이상의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5일부터 직원들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달 1일 법인 상대 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면서 증권가 구조조정 스타트를 끊은 바 있다. 최근엔 KB증권이 대형사로는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회사로선 투입한 비용 대비 실적이 안 나오는 부서나 직원을 정리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내년에도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이어진다면 감원 칼바람이 대형사에도 불 수 있다"고 했다.

임원의 경우 성과 중심의 인사가 두드러진 점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성과가 우수한 여성 전무 5명, 신임 6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1989년생 신임 임원을 포함, 80년대생 신임 임원 9명도 발탁했다. 비전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 젊고 역동성 있는 투자 전문 그룹으로서의 방향성을 명확히하고자 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찬우 강남지역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백승목(리스크관리담당), 천정환(부동산PF본부장), 한성주(홀세일본부장) 3인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회사 경영실적 향상에 기여한 성과 우수 인재를 승진자로 선정했다고 삼성증권 측은 전했다. 

팽배해진 자금 경색 우려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소형 증권사 임원은 좌불안석이다. 지난달 희망퇴직을 받은 다올투자증권은 경영 관련 직무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른 중소형사도 부진한 사업 부문의 임원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추세가 속속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부진한 실적과 불확실한 업황이 이어질수록 성과 중심의 인사가 두드러진다"며 "현저히 부진한 성과를 낸 일부 부서의 장(長)은 '칼질' 1순위 대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젊은 임원들을 늘리며 세대교체에 나서는 추세가 뚜렷한 양상인데, 이는 증권사 규모 상관없이 대대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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