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젊고 고급스러워진 '디 올 뉴 그랜저'···"제네시스 G80 못지않네"
[시승기]젊고 고급스러워진 '디 올 뉴 그랜저'···"제네시스 G80 못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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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단단하면서 안정적인 느낌은 기존 그랜저와 다른 느낌이었다.”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의 풀체인지 모델인 7세대 ‘디 올 뉴 그래저’가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7세대 그랜저는 내외부 디자인 곳곳에서 1986년 공개된 소위 1세대 '각 그랜저' 모델의 오마주라는 인상이 짙었다.  

7세대 그랜저는 소비자 요구를 최대한 반영했다. 충분히 넓은 공간에 웅장한 디자인, 쿠페나 패스트백 분위기, 크기를 키운 정통세단, 각 그랜저의 향수 등 소비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점들이 많았다.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권진욱 기자)

이전 그랜저IG 모델보다 차체도 커졌다. 전장과 휠베이스, 리어 오버행을 각각 45mm, 10mm, 50mm 늘렸다. 휠베이스 총 2895mm로 동급 최장이다. 차체 전장은 5035mm, 전폭 1880mm, 전고가 1460mm로 차체 길이는 제네시스 G80(4995mm)보다도 길다. 

7세대 그랜저는 또 각종 편의장치와 첨단 운전 보조장치를 강화해 차급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이 나온다. 

전면 디자인은 매끈하게 다듬어진 면과 수평형 램프 디자인을 더했다. 다만 전면 범퍼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1열. (사진=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운전석 1열. (사진=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실내. (사진=권진욱 기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세대 그랜저가 떠오르는 원스포크 스티어링 휠이었다. 과거 원포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존재감을 줬다. 실내 내부 곳곳에선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리클라이닝 기능과 BOSE 프리미엄 사운드가 적용되는데 시승을 하는 동안 음질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스피커로 전해지는 풍부한 음향과 묵직한 저음은 시승하는 내내 운전의 여유를 가져다줬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서 출발해 의정부에 있는 카페 파크프리베까지 왕복 70km 구간이었다.  시승차는 그랜저 7세대 3.5 GDI 가솔린 모델(캘리그래피 트림)이었다. 

기착지까지는 에코, 노멀 주행모드로 정숙성과 연비 효율성 등을 살펴봤다. 핸들링과 제동 성능은 부드럽고 오차 없이 정확했다. 도로로 본격 들어서서 드라이브 모드를 '노멀'로 설정하고 달렸다. 전체적으로 정숙하면서 부드러운 가속과 안정감이 제대로 느껴졌다. 하지만 사이드 미러 쪽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조금은 귀에 거슬렸다. 계기반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그만큼 직관적이었다.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후면. (사진=권진욱 기자)

7세대 그랜저는 잘 서고 잘 달리는 차였다. 도심구간을 빠져 나오기 전까지는 에코 모드로 주행했는데, 여느 고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엔진 개입 소리도 적어 하이브리드 모델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연비도 쭈욱 올라가 기착지까지 리터당 14km 가깝게 기록했다.  

가는 동안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을 실행해봤다. 제네시스 GV80 등에도 적용돼 익숙해진 기술이지만, 그랜저는 더 향상된 기능을 포함하고 있었다. 중앙 화면에는 전방 카메라가 찍고 있는 도로 화면이 실시간으로 비춰졌고, 과속구간과 차선 변경 등 실시간으로 안내를 해주면서 차를 제어하고 이동시켰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 토크 36.6㎏f·m로 상당한 주행 파워를 가지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40~150㎞까지 어렵지 않게 높일 수 있었다. 트림별로 차이가 있지만 K8보다 80㎏ 가량 공차 중량이 무거운 만큼 고속주행 중 안정감이 개선됐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돌아갔고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틀면 그대로 움직였다. 5m가 넘는 차가 운전하기 편한 소형차 같이 느껴졌다. 핸들링은 상황에 따라 민감해졌다.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주행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권진욱 기자)

종착지로 돌아오는 길에 노멀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꿔 가속기를 밟으니 시원하게 치고 나갔다. 300마력을 내는 3.5ℓ GDI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시승차는 여유로웠다. 힘이 남아돌았다. 

거침없는 가속력은 그랜저에 맞지 않은 옷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랜저 스포츠 모드는 일상을 벗어나 짜릿한 탈출을 감햄할 때 한 번 정도 사용하면 좋을 듯 하다. 곡선 구간 진입과 탈출에서도 땅에 달라붙는다는 느낌과 함께 안정적 코너링이 보여줬다. 

7세대 그랜저는 편의장치와 첨단 운전보조장치, 상품성 등을 앞세워 포지셔닝을 기아 K8이 아닌 제네시스 G80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7세대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권진욱 기자)
현대차 7세대 그랜저 후면. (사진=권진욱 기자)

하지만 문제는 높아진 가격과 차량 인도까지의 긴 기다림이다. 가격(개별소비세 3.5% 적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LPG 3863만원부터 시작된다. 가솔린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118만~368만원 비싸졌다. 파워트레인이 바뀐 하이브리드 모델은 600만원 가량 올랐다. 형제 차종인 기아 K8보다는 600만원 이상 비싸다. 3.5 4WD 모델 기준으로 가장 비싼 캘리그래피 트림을 선택하면 풀옵션 기준 가격이 5871만원에 달한다. 제네시스 G80 시작가인 5507만원보다 비싸다.

디 올 뉴 그랜저는 올해 연말까지 1만1000대가 계약자에 인도된다.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여파로 지금 주문해도 출고까진 1년 이상 기다려야 할 듯 하다. 현대차의 내년 디 올 뉴 그랜저 판매 목표 대수는 11만900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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