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조에 인수한 솔리다임, 불황에 시너지 고민
SK하이닉스 10조에 인수한 솔리다임, 불황에 시너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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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용 낸드플래시 주력인 인텔 낸드사업부 '솔리다임', 반도체 시황 악화에 난관···새 사장에 '재무' 전문가 선임
SK하이닉스-솔리다임 로고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솔리다임 로고 (사진=SK하이닉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세계적으로 더 심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요 약세에 따라 10조원 가량을 들여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조차 4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마당에 적자였던 솔리다임 인수 이후, 실적 악화로 작용할 요소만 속속 등장하면서 회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영업손실은 170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1분기 또한 8432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인수한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와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계속 적자가 쌓여가는 것이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솔리다임이 속한 SK하이닉스 미국 법인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8717억원이다. 1분기 1574억원, 2분기 1009억원에서 3분기에는 업황 악화로 손실 규모가 더 급증했다.

솔리다임은 인텔의 메모리 사업부로 SK하이닉스가 인수 전부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시장에선 적자가 지속되는 솔리다임을 SK하이닉스가 계약 위약금 3조원을 내고 다시 되팔기 위해 유상증자를 받았다는 루머까지 나왔지만, SK하이닉스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솔리다임의 일정 기간 적자는 SK하이닉스도 예상한 것이지만, 최근 세계적 경기침체와 반도체 수요 둔화와 맞물리며 적자 수준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게 문제다. 지난달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솔리다임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시황이 좋지 않고 회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화에 따른 적극적 대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 D램보다 낸드플래시의 시장 상황이 더 심각하다. D램은 내년 2분기부터 반등을 예상하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시황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솔리다임 인수 후 낸드플래시 업계 규모 2위로 치고올라갔던 SK하이닉스는 최근 시장 3위 업체로 내려앉았다.

솔리다임이 강세를 보였던 것은 서버용 낸드플래시다. SK하이닉스는 주로 모바일 제품용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어 인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인텔이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 양산 일정을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면서 서버 교체 시기가 늦어졌고, 경기 악화 속 반도체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낸드플래시 판매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솔리다임 적자에 대한 SK하이닉스 고민은 최근 사장 선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솔리다임의 첫 번째 CEO였던 메모리 반도체 전문가 롭 크록은 후임자도 없이 사임했다. SK하이닉스가 새롭게 사장으로 선임한 우디 영(Woody Young)은 투자 은행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재무통으로, 재무 건전성을 살리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솔리다임의 강세가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비롯해 낸드 시황이 빠르게 호전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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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천 2022-12-01 14:34:35
회장이 바른 정신으로 살아야
바른 판단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