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빨라진 대한-아시아나 합병 시계···美 결정 주목
다시 빨라진 대한-아시아나 합병 시계···美 결정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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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사진 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사진 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합병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유럽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이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을 수용하자, 미국을 포함한 남은 4개 국가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전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CMA의 이번 결정은 대한항공이 추가로 제안한 조치들이 시장 경쟁성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C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항공권 가격 인상과 서비스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독과점을 해소할 방안을 제출하라고 대한항공에 요구했다. 당시 CMA는 "합병이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영국 항공사가 인천~런던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 시장 경쟁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CMA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CMA는 시장으로부터 시정안에 대한 추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만 거친 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시정조치안이 수용된 만큼 2차 심층조사 없이 합병 승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기업결합 임의신고국이다. 이는 기업 결합 신고가 필수는 아니지만, 향후 당국 조사 가능성을 고려해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신고한 국가를 뜻한다. 결과적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과 유사한 항공 시장인 만큼 영국이 합병을 승인한다면 향후 EU 심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해 총 14개 국가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대한항공은 현재 필수신고국인 미국, EU, 일본, 중국에서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의 키(Key)를 쥐고 있는 또 다른 필수 신고국인 미국의 법무부가 기업결합 심사를 유예함에 따라 승인 여부가 내년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16일 양대항공사의 합병에 대해 시간을 두고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당국은 양사 합병 이후 시장 경쟁성이 제한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미국에도 해당국 항공사에 대한 한국 노선 확대 등의 제안을 통해 기업결합 승인의 정당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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