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670조 네옴 "따내자"···'제2 중동붐' 기대감 솔솔
건설업계, 670조 네옴 "따내자"···'제2 중동붐'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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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계약 이어질지 지켜봐야···사업 구체화 과제도 남아"
네옴에 건설 중인 부유식 스마트시티 옥사곤 전경. (사진=네옴시티 홈페이지)
네옴에 건설 중인 부유식 스마트시티 옥사곤 전경. (사진=네옴시티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업계에 빈 살만 훈풍이 불면서 '제2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네옴시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협약을 비롯,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다만 프로젝트가 개별 사업화 단계로 이어질때까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 주택 사업 부진으로 건설업계가 새 먹거리 사업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를 주목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정부가 650조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최근 도시에 필요한 주택·항만·철도·에너지 시설 등 대규모 인프라 관련 발주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7일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와 국내 건설사들의 투자·업무협약(MOU) 체결이 이어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비 5000억달러(671조원)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관련, 삼성물산 등 5개사는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사업비가 65억달러(8조5000억원)에 달하는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물산은 PIF와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 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중동사업 수행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던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각각 가스·석유화학, 스마트팜 분야 등에서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앞서 해외시장에 발빠르게 나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더 라인 지하에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약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해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PM(건설사업관리)강자 한미글로벌도 230만달러(30억원) 규모의 '네옴 더 라인' 마스터 플랜 관련 사업을 수주했다.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힘입어 중동건설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 마킷(Markit)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중동지역 건설시장이 14.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유가 기조에 따른 중동 주요국 발주 여건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세계 건설시장 가운데 중동만 10% 이상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성장률도 직전 전망치(10.2%)보다 1.8%p 상향 조정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건설업계는 물론, 정부도 나서 '제 2 중동붐' 실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4~9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사우디를 찾은 '원팀 코리아'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건설사 11개사가 참여해 적극적인 수주 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앞으로 네옴시티 관련 발주 물량은 오는 2030년까지 4~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인 만큼 인플레이션 악재 해소 등 사업 진행에 있어 안정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네옴시티가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 전반으로 커진 분위기"라며 "건설사들이 사업 진출이나 수주 계약을 위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인 데다 구체적인 사업화 모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으로 체결된 MOU가 실제 수주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청사진만 있는 건 아니고 이번 MOU 계약 체결이 사우디에서도 자국에 대한 투자를 기대하는 측면에서 이뤄진 부분도 있다"면서 "개별기업의 투자를 가지고서 얼만큼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며 사업화로 이어질 때 지분관계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등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네옴시티라는 게 구체적으로 사업화됐다기 보다는 규모가 크고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긍정적인 기대감이 있는 것"이라며 "현재는 국내 기업들이 뛰어들만한 규모의 발주가 그렇게 많진 않고,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몇몇 수주 공시가 있었지만 다른 건설사들의 수주 활동이 보고되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많은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고 관심이 높은 프로젝트는 맞지만 앞으로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내용이나 방향 등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빈살만 왕세자 방한으로 국내 기업들과 사우디 간 여러 MOU 체결이 이뤄졌다지만 그 범주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직접 사업화나 수주 계약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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