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새 기준금리 2.75%p '껑충'···가계이자 38兆↑·1인당 180만원↑
15개월 새 기준금리 2.75%p '껑충'···가계이자 38兆↑·1인당 1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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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부터 9차례 기준금리 인상···'0.50→3.25%'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6월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만기·신규코픽스 6개월·원리금균등)을 빌린 A씨는 금리변동 주기(6개월)가 돌아오는 다음달이 두렵다. 지난해 대출을 받을 때만해도 연 3.2%였던 금리는 두 번의 변동주기(지난해 12월·올해 6월)를 거쳐 연 4.7%까지 오른 상태다.

올해 하반기에만 두 번의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상)을 포함해 기준금리가 4번 올랐던 터라 이대로라면 다음달 A씨의 대출금리는 연 6.5% 수준까지 오를 예정이다. 대출금리가 오른 만큼 부담해야 할 총 이자액도 수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130만원이었던 원리금도 다음달부터는 189만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선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연 3.25%로 총 2.75%p(포인트) 올리면서 이자 폭탄을 떠안게 된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가계가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액도 37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1756조8000억원에 예금은행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78.5%)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차주 1인당으로 보면 이자부담 증가액은 약 18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앞으로 이자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경기침체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조절 등으로 한은이 24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했지만 최종 금리는 3.50~3.75% 수준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 대다수(3명)는 최종금리를 3.50%로 예상했다. 3.75%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2명, 3.25%의 경우 1명이었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미 연 7% 후반대까지 치솟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곧 8%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금융채 6개월)는 연 5.71~7.832%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약 3.7%p, 하단이 3.1%p 올랐다.

5대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도 연 5.23~7.112%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4% 중반대 수준이었지만 1년3개월이 지난 현재는 4%대 주담대 금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대출, 신용대출 차주들도 고금리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다. 특히,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9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취약차주 이용 비율이 높아 금리상승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는 연 5.17~7.787%, 대표 신용대출 금리(금융채 6개월물)는 연 5.80~7.48% 수준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경제상황이나 가계대출 규모를 고려하면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두자릿수까지 오르는 것을 정부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고, 최근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란 것도 그 차원"이라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 이 추세대로 라면 주담대 금리가 8~9%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가계가 이자부담 악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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