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女 임원, 첫 400명대 진입···IT업종 40%
국내 100대 기업 女 임원, 첫 400명대 진입···IT업종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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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03명 '25%↑'···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 4.8%→5.6%
삼성전자, 여성 임원 65명 '최다'···CJ제일제당, 24% 차지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이 올해 처음으로 400명대에 진입했고, IT 분야에서만 40% 비중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은 처음 5%대를 웃돌았고, 여성 임원을 한 명이라도 보유한 기업도 70곳을 넘어섰다. 40대 미만의 젊은 여성 임원 비중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상장사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100곳 기준이고, 여성 임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나온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했다.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322명)보다 25.2%(81명)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율이 12.6%임을 감안하면 1년 새 2배 급증한 셈이다. 오는 2025년 EGS(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로 대기업들이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 등에서 여성 임원을 다수 발탁한 것도 일부 작용했다고 유니코써치 측은 설명했다.

100대기업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04년만 해도 13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2006년(22명) △2010년(51명) △2011년(76명)으로 증가한 뒤, 2013년 114명으로,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2018년(216명)으로 200명을 돌파한 뒤 지난해 3년 만에 300명대(322명)까지 올라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4~2025년께 여성 임원 500명대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기업 전체 임원 7175명 중 여성 비중은 5.6%를 기록했다. 2019년 3.5%, 2020년 4.1%, 지난해 4.8%로 꾸준히 증가세다.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도 올해 72곳으로 파악됐다. 2015년 37곳에서 7년 사이 두 배가량 급증했다. 대기업 내에서 여성 임원을 배출하지 않는 기업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100대기업 여성 임원을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IT 업종이 단연 두드러진다. IT업종에서만 163명으로 전체의 40.4% 비중을 점유했다. 여성 임원 10명 중 4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관련 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모레퍼시픽과 LG화학 등 석유·화학 업종에서도 17.1%의 여성 임원이 활약 중이다. 

금융(11.9%)과 유통·무역(10.2%), 식품(8.4%), 자동차(5.5%)에선 여성 임원 비중이 5% 이상이었다. 반면 기계·조선·에너지·철강 업종 등은 여성 임원 비중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와 석유화학 업종 등과 달리 중후장대 산업 분야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65명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0명이 늘었다. CJ제일제당과 네이버는 각각 28명, 23명이었고, △현대자동차(17명)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삼성SDS(12명) △KT·LG화학·LG전자(각 10명) 등도 여성 임원을 10명 이상 보유했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은 회사 내 전체 임원(114명) 대비 여성 비중이 24.6%로 가장 높았다. 

젊은 여성 임원의 존재감도 뚜렷했다. 403명의 여성 임원 중 81.4%에 해당하는 328명은 1970년 이후에 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60.7%) 이후 3년 만에 큰 폭 증가했다. 1970~1973년생이 149명(37%)으로 가장 많지만, 2020년(40.6%)과 지난해(39.4%) 등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1974년~1976년(25.3%)생은 2020년 15%, 지난해 19.9%로 뚜렷하게 증가한 모습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올해 국내 100대기업 내 여성 임원이 있는 70곳 내외 중 30여 곳은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상징성을 위해 형식적으로 1~2명 정도만 겨우 여성 임원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단순히 여성 임원이 보유 여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기업 성장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해 중간관리자급 이상 여성 인재를 크게 늘리는 과감한 정책을 펼쳐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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