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84㎡ 중도금대출 불가·'옆집뷰' 논란까지···둔촌주공 흥행할까
[초점] 84㎡ 중도금대출 불가·'옆집뷰' 논란까지···둔촌주공 흥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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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3.3㎡당 3829만원···59㎡ 9.5억원·84㎡ 13억원선 추정
2년 새 약 1000만원 상승한 분양가···시장 침체 상황 등 불안 
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오세정 기자)
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가 최근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4800여가구 분양에 나선다. 다만 예상보다 분양가가 비싼 데다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는 13억원대로 중도금 대출마저 어려워져 실수요자들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청은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3.3㎡당 평균 일반분양가를 3829만원으로 확정, 조합 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전용 59㎡ 분양가는 9억5000만원, 전용 84㎡ 분양가는 13억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조합 측은 오는 2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다음달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용 59㎡ 이하의 경우 정부가 이르면 오는 21일부터 중도금 대출 허용 분양가를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청약 대기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전용 84㎡ 분양가가 13억원대로 책정돼 중도금 대출에서 제외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유상 옵션, 발코니 확장비, 취득세 등 각종 비용을 따지면 실제로 내는 금액은 14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지 않은 소형 면적의 경우 물량이 많고 주변 시세 대비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00여 가구에 해당하는 소형 면적 분양가는 △29㎡(10가구) 5억3000만원 △39㎡(1150가구) 6억9000만원 △49㎡(901가구) 8억40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원룸, 투룸 짜리 소형면적이 2000세대나 되는데 문제는 주변 오피스텔이나 단지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췄냐는 것"이라며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물량이 많고 주변 가격과 비교가 되는 상황에서 청약 참여자들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분양가는 2년 만에 10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심사에선 3.3㎡당 2900만원으로 책정됐었다. 이후 공사비 증액 문제로 시공사업단과 갈등을 빚으며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여간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공사비가 3조2292억원에서 4조3677억원으로 늘었고 분양가 역시 인상이 불가피해 2년 새 900만원 이상 오르게 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옆집 뷰' 논란이 벌어진 둔촌주공 설계 도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옆집 뷰' 논란이 벌어진 둔촌주공 설계 도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당초보다 분양가가 상승한 가운데 일부 평형에서 불거진 구조 논란도 있어 기대만큼의 흥행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둔촌주공 설계 도면이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퍼졌는데 일부 소형 평수는 복도식 구조에다 84㎡도 일부 세대는 주방 창문이 마주 보는 구조로 설계돼 환기는 물론, 사생활 보호도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방 뷰', '옆집 뷰'라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까지 이어질 고금리 기조에 따라 시장이 침체하며 미분양이 급증했다는 점도 문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1~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로, 9월까지 분양 물량 25만4000호 가운데 약 9.4%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는 전월(3만2722가구) 대비 27.1% 증가한 수준이다. 둔촌주공의 일반 물량은 4786가구로, 올 하반기 서울 분양 물량(1만7000가구)의 28% 수준이다. 

총 1만2032가구 규모 대단지, 송파와 인접한 5·9호선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강점이 뚜렷하고 미니 신도시급의 기반 시설을 갖춘 덕에 예전 같은 시장이었다면 '완판'이 당연시됐겠지만 현재 시장에선 쉽게 흥행을 점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둔촌주공에서 미분양이 생길 경우 조합과 시공단은 물론, 업계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전에 연내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사들 입장에선 둔촌주공의 성적표가 향후 분양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 팀장은 "둔촌주공 흥행은 시장 상승을 유도하는 자극제라기보단 시장 위축을 막는다는데 방점을 찍어야 하고, 기존에 관심이 쏠렸던 좋은 입지,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별개로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급 측면에서 내년 불확실성에 대비해 '밀어내기 분양'을 나선 상황인데 만약 흥행에 실패한다면 분양을 준비하던 다른 건설사들은 크게 위축될 수 있고 분양 시기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4786가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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